구수함과 담백함의 완벽한 조화
이번에 무 농사가 잘 되서 무 수확하고 무청을 잘 삶았다가 말렸다. 말려 두었던 시래기를 꺼냈다. 저번에도 한번 언급했는데, 시래기는 말린 무청을 일컫는 이름으로, 오래전부터 겨울철을 나기 위해 만들어 두었던 한국의 전통 식재료이다. 이번엔 시래기 고등어 조림을 해봤다. 시래기 고등어 조림은 바로 그 구수한 시래기와 고등어의 진한 풍미가 어우러지는 대표적인 겨울 별미로, 밥 한 그릇을 순식간에 비울 만큼 감칠맛이 깊다.
이 요리는 먼저 시래기를 냄비 바닥에 넉넉하게 깔아 시작한다. 시래기는 양념과 국물을 머금으면서 고등어의 비린 맛을 자연스럽게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 위에 무, 양파와 감자를 얹고, 토막낸 고등어를 가지런히 올린 뒤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다진 마늘을 섞은 양념장을 붓는다. 물이나 육수를 넉넉히 넣고 중불에서 천천히 끓이면 시래기와 고등어, 그리고 채소에서 나오는 구수한 맛이 한데 어우러져 깊고 진한 국물이 만들어진다. 마지막으로 대파와 청양고추를 넣어 향을 더하면, 자작한 양념 속에 시래기와 고등어가 부드럽게 익은 조림이 완성된다.
시래기 고등어 조림은 특별한 재료 없이도 겨울 밥상에 따뜻함을 더하는 음식으로, 오래 끓일수록 풍미가 깊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구수한 시래기와 촉촉한 고등어 살, 매콤달콤한 양념이 조화를 이루어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전통적인 한국식 가정 요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