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공간이 주는 안정감
요즘 핫한 카페들을 보면 구옥을 개조한 곳이 많다. 그런 카페에 들어서면 처음 느껴지는 것은 세련됨보다 ‘묵직한 시간’이다. 반듯하게 새로 지은 건물에서는 느낄 수 없는 오밀조밀한 공간의 구조, 오래된 나무의 결, 천장에 노출된 서까래 같은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공간을 채운다. 누군가의 일상이 담겨 있던 집이 이제는 커피 향이 머무는 곳으로 다시 태어난 셈이다.
새 페인트 냄새 대신 나무와 흙의 냄새가 남아 있고, 여기에 카페 주인의 감각이 더해져 오래된 집은 촌스러움이 아닌 세련된 매력을 얻는다. 예전에 옷을 넣어두었을지도 모를 장롱이 리폼되어 테이블이 되고, 그 위에 사람들의 대화와 하루가 쌓여 간다.
푸르스름한 창으로 햇살이 들어오면 벽에 그림자가 고요히 내려앉는다. 바쁜 손님들도 이곳에 들어오면 걸음이 자연스럽게 느려지고,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동안 마음의 바람도 잠시 멎는다. 새것이 넘쳐나는 시대지만, 이런 공간에 머무는 순간만큼은 오래된 것의 편안함과 안정감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구옥 카페를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구옥을 개조한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파는 장소가 아니다. 시간이 머물고 이야기가 켜켜이 퇴적되는 곳이다. 오래된 집이 새로운 역할을 얻으며, 그 안에서 우리는 조금 더 느린 호흡으로 오늘을 살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