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에 쌓여가는 역사들

오늘도 사진 한 장을 남긴다.

by 홍천밴드

매일 글을 쓰다 보니 이제는 습관처럼 글을 시작하려 하면 사진 앱부터 먼저 클릭하게 된다. 사진을 들여다보면 그때 내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었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겼는지가 은근히 드러난다. 요즘은 글에 들어갈 사진을 일부러라도 찍게 되기는 했지만, 사실 사진이라는 건 어떤 사건이나 작은 변화가 있어야 비로소 남기는 기록이다 보니 내 일상의 흐름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하나의 흔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끔 구글 포토에 올라가 있는 오래된 사진들을 스쳐보다 보면, 캡처해 둔 이미지들까지 당시의 공기를 다시 꺼내온다. 그때의 얼굴은 한없이 어려 보이고, 지금과는 또 다른 고민을 하던 시절이라는 게 느껴진다. 어디에 있었고 어떤 계절이었는지, 심지어 그날의 날씨까지도 어렴풋 다시 떠오른다. 여행을 갔을 때 찍은 사진들이 많아서 배경은 유난히 화려하고 눈에 띄지만, 회사 다니던 시절에는 그런 여행이 거의 유일한 ‘이벤트’였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 시절에는 일상을 기록할 여유가 없었고, 살아가는 리듬 자체가 여행에 모든 감정이 몰려 있던 때였다.


매 순간을 사진으로 남길 필요는 없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기억을 들춰보려면 결국 사진만큼 정확한 기록도 없는 것 같다. 아무렇지 않게 찍어둔 작은 장면 하나가 그때의 나를 통째로 데려오기도 하니까. 인간의 기억이라는 건 참 대단하게도 남아 있고, 또 가볍게도 사라져서, 이렇게 사진이 때때로 기억의 빈틈을 채워주는 것이 다행스럽기도 하다.


오늘도 특별한 풍경이 아니어도, 지금 이 순간을 나중의 다시 떠올릴 수 있게 작은 흔적 하나쯤은 남겨두는 그런 하루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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