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 부는 날, 따뜻한 위로 한 그릇

사골국물에 만두 생각이 절로 나는 계절

by 홍천밴드

요즘처럼 찬 겨울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이상하게 뜨끈한 음식이 자꾸 생각난다. 평소엔 잘 찾지도 않던 국물 요리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고,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모습만 봐도 마음이 스르르 풀린다.


몸이 차가워질수록 마음은 따뜻한 걸 찾게 되는 것 같다. 이것도 결국 생존 본능과 이어져 있는 걸까. 뜨끈한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을 때면 묘하게 안심이 된다. 뜨거운 그릇을 잡는 순간 단순히 배가 채워지는 게 아니라, 마음까지 조금 따뜻해지는 기분이다. 마치 “오늘도 수고했다”는 말을 대신 건네주는 것처럼. 스스로를 챙기는 일에서 오는 묘한 안정감도 함께 따라온다.


추운 날 길을 걷다 보면,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식당의 따뜻한 공기만으로도 발걸음이 멈출 때가 있다. 유리창 안쪽에 살짝 흐려진 김, 뜨거운 냄비,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낯선 공간인데도 이상하게 집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다.


따뜻한 음식이 주는 위로는 결국 온도 그 이상의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겨울이면 뜨끈한 음식이 더 간절해지는 것 같다. 차가워진 몸과 마음을 조금이라도 데우기 위해서, 그리고 다시 하루를 버틸 힘을 얻기 위해서. 결국 겨울의 국물 한 그릇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조용히 나를 다독여주는 작은 휴식 같은 존재다.


지금 딱 사골 국물에 만두를 넣어 푹 끓인 한 그릇이 너무 먹고 싶어진다. 김이 흐릿하게 올라오고, 뜨끈한 만두를 한 입 베어 물면 바로 온몸이 녹아내릴 것 같은 그런 맛. 추운 겨울밤엔 그런 한 그릇이 가장 큰 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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