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얼굴, 마음을 여는 열쇠
예전에는 잘 의식하지 못했는데 사람 얼굴 표정이 참 중요하다. 책에서 봤는데 인간은 낯선 사람이 나에게 위협이 되는 행동을 하는지 안 하는지 표정을 보고 먼저 판단을 한다고 한다. 그래야 생존 확률이 높긴 때문이다. 험한 얼굴 표정을 한 사람은 나에게 갑자기 해를 끼칠 수도 있으니 얼굴 표정을 보고 빠르게 판단하는 것이다.
포츠머스 대학 브리짓 월너(Bridget Waller) 박사는 “영장류는 다른 영장류에게 이빨을 드러냄으로써 공격할 의사가 없음을 표현한다”며 “인간도 비슷한 유전자를 물려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길을 걷다가도 옆에 지나가는 사람의 얼굴을 보는 게 무의식적으로 표정을 보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사람 표정을 보고 이 사람이 어떤 마음인지 어떤 상태인지 파악하는 것이 DNA에 새겨있다고 한다. 그래서 얼굴이 모두 가려진 마스크를 쓰거나 헬멧을 쓴 사람을 보면 무서워지는 게 표정을 읽을 수가 없어서이다.
이에 반해 아스퍼거 증후군이라고 해서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제한된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은 타인과 유대관계 형성이 어렵다고 한다. 또 사회적 상호작용과 비언어적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제한적인 행동을 한다. 그래서 가끔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런 사람들의 부모가 사람들의 표정 사진을 보여주고 이럴 때 이런 심리상태야라고 공부시키는 장면들이 나온다. 선천적으로 인간은 표정을 읽는 게 당연한데 그 당연한 기능이 없다면 참 살아가는데 난감할 것 같다.
우연히 옆에 지나가는 사람 표정을 관심 있게 보는데, 바로 옆에 사는 이웃을 알아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인간의 습성일 것이다. 많은 시간을 집에 있는 인간으로선 물리적 공간이 붙어있는 이웃이 어떤 사람인지 당연히 파악해야 한다. 그래서 옛날엔 이사를 가게 되면 떡을 돌리면서 나는 안전한 사람이다라는 걸 알려주는 것이다. 하지만 각박한 도시에선 그런 문화는 점점 사라졌다. 주변사람들과의 관계보다는 나를 더 잘 지키는데 집중한다. 도시는 사실 너무 많은 사람이 빠르게 바뀌어서 일일이 알기 어렵다.
하지만 시골엔 사람 자체가 적어 이웃을 알고 친해지는 게 오히려 나에게 도움이 많이 된다. 그래서 이번에 시골집에 이사할 때는 주변 이웃에게 무언가 작은 소소한 선물을 돌리기로 했다.
고민하다가 역시 먹는 게 최고니까 곶감을 준비해 주변 이웃에게 돌렸다. 처음에는 누가 내가 사는 집에 왔지 하면서 조금 놀란 눈치지만 웃는 얼굴로 이사 왔다고 하면서 선물을 내미니 금방 이웃의 얼굴도 좋아졌다.
미치 그날 없었던 이웃은 홍삼을 준비해 드렸다. 모두 표정이 아주 좋으셨다. 상대방의 웃는 표정은 내 속에 있던 긴장감을 놓을 수 있어 저절로 마음이 편해진다.
웃는 얼굴은 저 사람은 나에게 해를 끼칠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릴 수 있으니 최대한 표정을 좋게 하는 게 나를 위해서도 좋은 습관이다.
최대한 웃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