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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주현 Jan 04. 2019

부자가 되는 허영심 이용법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꿈을 이룬 방법은 독특하다. 그는 원하는 것을 실제로 이룬 것처럼 마음속으로 그렸다. 그것이 현실이 된다는 것을 철썩 같이 믿었다. 가령, 미스터 유니버스가 되기 전에 챔피언 타이틀을 따내는 것을 여러 차례 마음속으로 그렸다. 그리고 그렇게 되리란 것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미스터 유니버스가 된 것처럼 대회장 근처를 어슬렁거리기까지 했다고 한다.     

 

  물론 이런 행동은 미래에 대한 그의 확고한 믿음을 나타낼 뿐이다. 그는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 치밀하게 준비하고 치열하게 노력했기 때문이다. 만약 맹렬한 노력이 없었다면, 아마 그는 과대망상증 진단을 받았을 것이다. 그의 꿈은 그야말로 허영으로 끝나고 말았을 것이다. 실제로 그가 얼마나 열심히 준비하고 연습하는지 내막을 잘 모르는 사람이 미스터 유니버스인 체하며 어슬렁거리는 그를 봤다면, 백이면 백 혀를 찼을 것이다. 그 시간에 연습이나 하지, 겉멋만 들었다고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애덤 스미스라면 챔피언인 척하고 다니는 모습을 나쁘게만 보지는 않았을 수도 있다. 설사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아직 아무 노력을 하지 않은 상태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애덤 스미스는 인간의 허영심을 부정하지 않는다. 허영심의 가장 밑바닥에는 칭찬과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능적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그 욕구가 긍정적으로 타인을 향할 때 배려로 나타나고, 나아가 사회질서를 형성한다고 그는 말한다. 반면, 그 욕구가 뭐든지 편하게 얻으려는 욕심, 즉 인간의 또 다른 본능과 만날 때 허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허영심을 잘 다루기만 한다면, 그 안에 있는 에너지로 부와 성공을 일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즉, 허영심에 휘둘리지 않도록 허영심을 잘 다뤄야 한다는 의미다.     


  허영심을 다뤄야 하는 이유는 욕망을 절제할 때 비로소 그 욕망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욕망이란 결과다. 목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욕망을 절제한다는 것은 자꾸 미리 결과를 염려하려는 마음을 통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리 결과를 신경쓰다보면 과정에 충실할 수 없다. 과정을 대충하고서는 결과가 좋을 수 없다. 이런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그런 체라도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애덤 스미스는 ‘덕’을 강조한다. 덕이란 통제하기 어려운 인간 본성에 대해 “눈을 휘둥그레 하게 만들 정도의 지배력”을 가진 것이다. 그러니까 덕은 곧 절제다. 결국 그는 부자가 되는 길과 덕을 실천하는 길이 같다고 말한다. 스스로 욕망을 절제하면서 열심히 일하면 성공한다는 것이다.

  “덕과 재산을 획득할 수 있는 경우 대개의 경우 거의 동일하다. 자신이 종사하는 전문직에서는 진실하고 견고한 능력이 신중하고 정의로우며 꿋꿋하고 절제된 행동과 연결되면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챔피언이 되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챔피언인 척 어슬렁거리며 허영심도 부렸다. 하지만 그는 욕망이나 허영심에 휘둘리지 않았다. 미리 척하고 다녔던 것은 자신감 때문이었다. 따라서 미리 결과를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온전히 연습에 충실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는 확고한 자신감을 가짐으로써 허영심을 절제했고 결과에 대한 염려를 통제했다. 척하고 다녔던 행동은 허영심에 휘둘린 것이 아니라 오히려 허영심을 이용했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자본주의 바퀴는 부끄러움이고 그 동력은 부러움이다.”라는 표현이 있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돈에 대한 선망과 질투, 허영과 멸시는 자본의 속성이 아니다. 인간의 속성이다. 돈에는 선악도, 감정도 없다. 사실, 민주주의가 권리의 평등을 안겨줬듯이 자본주의는 인간 삶의 질을 상향평등화 시켰다. 다만, 돈을 사용하는 인간이 돈에 휘둘릴 뿐이다. 만약 인간이 절제하면서 지혜롭게 사용한다면, 자본은 인간에게 더없이 이로운 수단이 될 것이다. 인간이 덕으로 허영심을 다루면, 허영심이 부를 일구는 더없이 이로운 에너지가 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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