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발생할 때마다 국가부채 부담은 줄어든다!
오늘 이야기의 주제는 "인플레가 발생할 때 국가부채 부담"입니다. 일단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금리 상승에 따른 충격입니다. 인플레가 발생하면 금리가 상승하고, 금리 상승은 국가의 이자지급 부담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아래 <그림>에서 파란선은 근원 인플레, 붉은선은 정책금리를 나타냅니다. 인플레 압력이 높아질 때마다 정책금리가 인상되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죠. 그런데, 역사적으로 볼 때 인플레가 발생할 때마다 국가 부채의 부담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왜 그럴까요?
인플레와 GDP대비 국가부채의 흐름을 보여주는 아래 <그림>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그림>의 파란선은 GDP대비 국가부채를 나타내며, 붉은 선은 근원 인플레(우축)를 나타냅니다. 근원 인플레가 높았던 70년대에는 국가부채가 매우 건전했던 반면, 인플레 압력이 약화된 2000년대 이후에는 국가부채가 급증합니다. 물론 국가 부채가 늘어난 것은 2001년 9.11 테러로 시작된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 전쟁, 그리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이 컸던 탓도 있습니다. 그러나 70년대에 국가부채가 유례없이 건전했던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이에 대한 답은 바로 "인플레는 부채의 실질 부담을 허공에 날려버린다"는 것입니다. 먼저 인플레로 분모에 해당되는 GDP(명목)가 급격히 높아지며, 분자에 해당되는 국가부채도 줄어듭니다. 왜냐하면 과거 저금리로 발행했던 채권의 실질적인 가치가 인플레 속에 폭락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국가부채가 많은 나라들은 인플레를 선호합니다. 요즘 미국 국가부채 논란이 쑥 들어간 이유가 이 때문이라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이탈리아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탈리아는 GDP대비 국가부채 150% 넘는 대단히 위험한 형국인데, 이 나라는 어떤 상황일까요?
<그림>의 파란선은 GDP대비 이탈리아 국채비율, 붉은선은 이탈리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우축)입니다. 최근 강력한 인플레가 발생한 것을 발견할 수 있죠. 그리고 과거에도 인플레 수준이 높았을 때 국가부채가 낮아진 경험이 있습니다만, 2008년 이후에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즉 재정위기가 발생하면서 금리가 급등하고 이게 다시 이자지급 불능으로 연결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따라서 최근 발생한 인플레가 이탈리아의 국가부채 비율 하락으로 떨어질지는 불확실하다 봅니다. 결국 미국처럼 인플레가 발생해도 시장금리의 상승이 억제되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 사이에 인플레의 효과는 다르게 나타난다고 볼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