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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춘욱 Sep 08. 2022

지금 외환위기 전야인가?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급등하면, 무조건 외환위기인가?

최근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급등하다 보니, '외환위기 오는 게 아니냐'는 질문을 자주 받게 됩니다. 


이 질문하기에 앞서 아래 <그림>을 보면 달러에 대한 엔화 환율(USDJPY,검정색선)이 지난 5년간 한국 원화 환율(USDKRW,붉은선)보다 훨씬 더 많이 상승한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본 엔화 환율은 대략 40% 상승했고, 한국 원화 환율은 대략 30% 정도 올랐으니까요. 그럼, 일본이 우리보다 더 외환위기 상황이라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림> 지난 5년 동안의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과 달러에 대한 엔화 환율 변화


일본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환율이 상승했다고 해서 이를 무조건 '외환위기'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럼 어떤 상황이 외환위기일까요?


외환시장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해, 금융시장이 녹아버리는 상태가 외환위기에 대한 정의로 더 적합하리라 봅니다. 1997년 한국, 2018년의 터키 같은 경우가 여기에 해당되리라 봅니다. 환율이 단기간 2배 아니 그 이상 급등하고, 이 충격으로 금리가 급등하고 주가가 폭락한 바 있죠. 즉 "이 나라는 틀렸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주식 채권 다 팔아치우고 이탈하는 것입니다. 


<그림> 지난 5년 동안의 달러에 대한 터키 리라 환율 추이


이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럼 왜 환율이 급등한 것일까요?


그 답은 달러가치의 상승에 있습니다. 미국 달러와 세계주요통화(파운드, 엔, 유로 등)의 교환비율이 계속 상승하는 것입니다. 2011년 90포인트에서 지금 130이 되었으니, 11년 만에 40% 이상 상승한 셈입니다. 같은 기간 달러에 대한 원화 교환비율이 1,100원에서 1,400원이 되었으니 아직 30%도 오르지 못했죠. 물론 어떤 기준으로 비교하느냐에 따라 계산은 약간 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림> 달러에 대한 원화환율과 달러가치의 관계


결국 최근 한국 원화 환율의 상승이 이례적인 일이거나, 혹은 자본의 대규모 유출 때문이라고 단정짓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 달러가치가 계속 상승한다면, 달러에 대한 원화환율도 1,400원 넘어서 더 상승할 수도 있다 생각합니다. 

어서 빨리 달러의 강세 흐름이 진정되기를 바라지만, 아직까지는 달러강세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훨씬 압도적인 상황이라.. 기대가 빗나갈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어둘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즐거운 추석 연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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