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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춘욱 Sep 10. 2022

맬서스 트랩 이야기 2 - 인구와 소득

고소득 층만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그 사회는 어떤 변화를 겪을까?

세계의 1인당 소득은 1800년 산업혁명 이전까지 거의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농촌 중심의 경제구조이기에, 화학비료가 발명되기 이전에는 농업 생산성이 높아지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1800년을 전후해 갑작스러운 생산성의 향상이 나타났습니다. 

2020년부터 한국의 인구가 감소세로 접어들었습니다. 인구 감소가 출현한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코로나 시국에 출산율이 급격힌 하락한 데 있습니다만, 한국의 출산율은 20년 넘게 하락해 왔으니.. 이게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떤 이유로 한국의 출산율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일까요? 

여러 요인이 있겠습니다만, 소득 수준이 높은 이들만 결혼하고 출산하는 사회의 흐름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할 수 있습니다. [그림 12]는 임근수준별 기혼자의 비율을 보여주는데, 소득 상위 10% 남성의 결혼율이 82.5%에 이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득 수준이 높은 가계일수록 분만 건수도 높습니다. 모든 이들이 잘 사는 세상이 오면 오르겠습니다만, 현재로서는 이 가능성이 매우 낮으니.. 한국의 출산율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꼭 나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고소득 가정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아이가 태어나면 그들에게 자산과 교육 투자가 집중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이 비슷한 일이 17세기 영국에서 벌어졌다고 합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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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1]은 기원 전부터 최근까지의 세계 1인당 소득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세계의 1인당 소득은 1800년 산업혁명 이전까지 거의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농촌 중심의 경제구조이기에, 화학비료가 발명되기 이전에는 농업 생산성이 높아지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1800년을 전후해 갑작스러운 생산성의 향상이 나타났습니다. 


출처: "맬서스, 산업혁명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신세계",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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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영국에서 급격한 생산성의 향상, 즉 생산효율이 나타났을까요? 이에 대해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만, 여러 의견 중에 가장 흥미로운 것은 바로 부유층의 출생율이 높아진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입니다. 

[그림 6-7]의 세로 축은 17세기 초반 영국의 출생율과 사망률로, 인구 1천명 당 신생아 및 사망자의 숫자를 뜻합니다. 가로 축은 당시 근로자의 연 가계 소득을 뜻합니다. 오른 쪽으로 갈수록 소득이 높아지며, 왼쪽으로 갈수록 소득 수준이 낮다고 볼 수 있죠. 결국 소득 수준이 높은 가계일수록 사망율이 낮은 대신 출생율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잘 사는 가정을 중심으로 아이들이 많이 태어났다 볼 수 있습니다. 

출처: "맬서스, 산업혁명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신세계", 1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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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사는 가정에서 많은 아이들이 태어나 게, 왜 중요한가?

산업혁명은 결국 자연에 대한 이해가 확산되고 깊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15세기부터 시작된 인쇄술의 발명으로 책값이 싸지는 가운데, 소득 수준이 높은 가정에서 많은 아이들이 태어나며 자연스럽게 식자층이 형성되었죠. 

특히 식자층이 늘어나는 가운데 "로빈슨 크루소"처럼, 재미있는 소설들이 출간되며 독자층을 형성하고 전업 작가들이 등장합니다. 실제로 1801~1810년 영국에서 출간된 책은 4,585종에 불과했지만, 1831~1840년에는 1만 1,07종을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을 달성해 "1800년 이후 70년의 총계는 이전 18세기 총계의 세 배"에 가까운 상태가 됩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나면 그 나라의 산업이 발전하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17세기 가장 중요한 산업은 해운업이었는데, 먼 바다를 항해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기술(작도법, 육분의를 이용한 위도 측정법, 해상시계를 활용한 경도 측정 등)을 배울 수 있는 잠재적인 노동력이 많이 공급되는 나라가 유리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출처: "도널드 서순 유럽 문화사 1: 서막 1800 - 1830", 1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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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영국이 세계적인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데에는 '식자층' 형성 말고도 다른 조건이 필요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풍부한 석탄 자원에 대한 접근일 것이며, 또 넘쳐 나는 인구를 북미의 식민지로 수출할 수 있었던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이전 "잘 교육 받은 인구 집단"의 형성이 산업혁명을 위한 선결과제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일은 영국을 비롯한 서유럽의 나라들이 가장 잘 해나가고 있었으며, 동아시아에서는 일본의 교육 수준이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었죠. 물론 역사가 보여주듯, 교육 수준이 높은 나라일수록 산업혁명을 일으키지는 못하더라도 빨리 추격할 능력을 가지고 있었죠. 


물론 17~18세기와 지금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 주장하는 '4차 산업혁명'이 정말 시작되었다면 문제는 달라질 수 있다 봅니다. 왜냐하면 상대적으로 잘 교육 받고 또 많은 유산을 물려 받은 젊은이들을 가진 나라가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즐거운 독서, 행복한 인생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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