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역사를 알면 투자의 길이 열린다
투자를 시작할 때 가장 힘든게 '어디서부터 공부해야할 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모르는 단어도 많고, 또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을 거론할 때도 어리둥절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주식시장의 역사를 다룬 책을 읽는 것입니다.
주식시장의 역사를 다룬 책 중에서 가장 쉽고 또 잘 알려진 책이 바로 "피터린치의 투자 이야기(2021, 흐름출판)"입니다. 이 책의 저자, 피터 린치는 마젤란 펀드를 운용한 전설적인 펀드매니저로 은퇴한 이후에는 투자자들의 교육에 여생을 바치고 있죠. 피터 린치는 이 책을 통해 미국 주식시장의 역사를 개관하고, 또 좋은 기업을 고르는 방법에 대해 자상하게 설명해줍니다.
그런데 이 책에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투자의 역사와 철학을 너무 자상하게 일러주다 보니, '주식 투자 쉬운데?'라는 생각을 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이런 연유로, 존 보글의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2019, 비즈니스맵)"를 두 번째로 추천합니다.
피터린치의 책을 읽고 투자에 대한 자신감이 붙은 분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내로라하는 펀드매니저들이 코스피 혹은 S&P500 같은 주가지수를 이기지 못하는 이유를 상세하게 설명하며, 개별 종목에 집중하기보다 인덱스 펀드에 관심을 기울이라는 대가의 지적은 귀를 기울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높은 성과를 기록한 이후에 늘 힘든 장이 찾아온다는, 주식시장의 장기적인 추세를 설명한 부분은 꼭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봅니다.
두 권의 책을 읽은 후에는 제가 쓴 책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2019, 로크미디어)"을 추천합니다. 화폐가 무엇인지, 대공황을 일으킨 고정환율제도가 어떤 것인지 이해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눈을 돌리게 될 것 입니다. 금융위기가 벌어진 이유와 그 대처 과정에 시장경제 200년
의 역사가 모두 녹아 있다는 것만 알아도 이 책을 읽은 값어치는 충분히 하리라 생각합니다.
여기에 한 권 더 추가하자면, 제러미 시겔 시겔 교수님의 "주식에 장기투자하라(2015, 이레미디어)"를 꼽고 싶습니다. 1870년대부터 약 150년에 걸친 주식, 채권, 외환의 역사를 설명하기 때문입니다. 주식과 채권의 장기적인 성과는 어떠했는지, 나아가 얼마나 오랫동안 투자를 해야 투자의 승률이 올라가는지 등에 대해 상세히 다룬 책입니다. 번역도 깔끔하니, 투자 공부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한번 도전해 보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