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춘욱 Oct 01. 2022

1980년이 아니라 2000년에 반반투자를 시작하면?

반반 투자전략의 CAGR은 6.3%!

제 책 "투자에도 순서가 있다"에 실린 다양한 적립투자 전략은 안정적이면서도 꾸준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 책을 읽은 독자분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주셨기에 답변합니다.


"1980년대부터 다양한 전략이 꾸준한 성과를 올린 것을 잘 알겠는데, 2000년 이후에도 이 전략들이 효과를 거두었는지 궁금합니다."


매우 타당한 질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먼저 한국주식과 미국국채에 반반 투자하는 이른바 '반반투자' 전략을 2000년부터 시행하면 어떤 성과를 거두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2000년 이후의 연환산 복리 수익률(CAGR)은 무려 6.3%, 그리고 수익률의 변동성은 단 6.0%에 불과합니다. 만일 2000년에 100만원을 투자했다면, 2021년에는 326만원으로 불어납니다. 

물론 이 성과는 매년 한 차례 리밸런싱, 그리고 배당 재투자를 가정한 것입니다. 리밸런싱이란, 한국 주식과 미국 채권의 투자 비율(각각 50%)을 꾸준히 맞춰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올해처럼 주가가 폭락하고 미국 채권 가격이 상승한 해에는 미국 국채를 팔아 한국 주식을 매입해주는 것이죠.
참고로 투자 3분법(한국주식+미국국채+미국주식)의 2000년 이후 누적 성과는 280%에 이릅니다. 그리고 연환산 복리 수익률은 6.9%, 그리고 수익률의 변동성은 단 4.47%입니다. 참고로 같은 기간 한국 주식의 연환산 복리 수익률은 7.49%이고 변동성은 25.05%입니다. 반반투자와 탈무드 투자법, 모두 2000년 이후에 주식시장에 크게 뒤지지 않은 성과를 기록하면서 변동성은 1/4 혹은 1/5 이하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내면 안되죠.

적립투자를 위해 만든 포트폴리오(아주 단순한 형태의)이니, 적립투자의 성과도 살펴보아야 합니다. 매년 100만원을 적립 투자하면서, '현금으로 리밸런싱'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즉 차익이 난 자산을 팔아서 부진한 자산을 메우는 게 아니라, 새로 투입된 돈으로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죠. 이런 식으로 적립투자한 성과는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2000년 이후 한국주식과 미국국채 반반 투자 전략으로 매년 100만원 적립 투자했다면, 2021년 3,668만원으로 불어납니다. 반면 투자 3분법으로 투자했다면 5,155만원이 됩니다. 이런 차이는 투자 3분법이 전체 자산의 2/3를 주식에 투자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주식은 아무래도 수익률이 더 높은 자산이며, 특히 지난 10년은 미국 증시가 압도적인 강세를 보였기에 이런 성과의 차이가 나왔다 생각됩니다.

그러나 무조건 투자 3분법이 우월하다고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2014년까지는 반반 투자 전략이 더 우월한 성과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즉, 두 전략의 성과 차이는 어쩌면 운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향후 10년간 주식시장이 침체된다면, 반반 투자전략의 성과가 더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작가의 이전글 외환위기의 징후를 알아차리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