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수요 증가와 일부 산업의 공급차질이 동시에 벌어진 결과
최근 Statista의 자료 "Lost in Transit: Major Delays Plague China-U.S. Shipping"에 따르면, 중국에서 미국으로 물품을 운송하는 데 70일 이상이 걸리고 있다고 합니다. 2019년 약 40일이 걸리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지체가 벌어지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는 최근 "Longer Delivery Times Reflect Supply Chain Disruptions"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 문제를 파헤쳤습니다. 글로벌 물류대란이 시작된 것은 2020년 초 중국이 우한 등 주요 지역 봉쇄를 시작하면서부터의 일이었습니다만, 곧 세계 전역으로 번지는 양상이라고 하네요. 아래의 <그림>은 미국(파란선)과 유럽(하늘색선)의 배송 시간이 얼마나 느려졌는지를 보여주는데, 2020년 하반기를 고비로 본격적인 배송 지연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두 지역의 구매담당자들은 배송 시간이 '평균'이거나 '느려졌다' 아니면 '빨라졌다'는 문항이 주어진 설문에 매월 답을 하는데, 50 이상이면 배송시간이 빨라진 것을 의미하며 반대로 50 아래이면 배송시간이 느려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20을 밑돌고 있는 배송지수는 물류대란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 그리고 폐선 등으로 운송할 배가 부족한 것 등이 동시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IMF의 분석입니다. 더 나아가 반도체 등 일부 중간재의 공급 부족 사태도 물류대란을 악화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하네요.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공급사슬망의 어려움들이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만, 다른 의견을 가진 전문가들은 선진국의 소비 성수기 진입(추수감사절 및 크리스마스 시즌) 및 새로운 변동 바이러스의 출현 가능성 등을 들어 물류대란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특히 최근의 기후 변동 역시 비관론자들의 손을 들어주는 요인으로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일찌기 보기 힘든 물류 대란 속에 재화(goods)보다는 서비스 지출이 점점 늘어나는 방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라.. 당장은 몰라도 서서히 한국의 수출 탄력은 둔화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