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이 주식을 매도해야 하는 사람들이 폭증 했기 때문!
한 해의 마무리를 앞두고, "2022년 주식가격의 폭락이 그토록 가팔랐던 이유"에 대해 살펴볼까 합니다.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금리인상이겠습니다만, 레버리지 투자의 팽창이 조정 폭을 더욱 키운 요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래의 <그림>은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중 레버리지 및 인버스 펀드의 규모를 보여줍니다. 2020년부터 레버리지/인버스 펀드의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했음을 알 수 있죠. 참고로 레버리지 펀드란, '3X' 같은 식으로 표기되는 ETF를 뜻합니다. 추종하는 지수(ex. KOSPI200)가 1% 상승하면, 3X ETF는 3% 가까이 상승합니다(각종 비용 때문에 3배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인버스 ETF는 추종하는 지수와 반대로 성과가 발생하는 펀드입니다. 예를 들어 KOSPI 200지수가 1% 상승하면, 인버스 ETF는 1% 이상의 손실을 입습니다(역시 비용 때문에 손실이 더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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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레버리지 ETF 투자가 늘어난 것 뿐만 아니라, 은행이나 증권사 등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Margin Debt의 규모도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2021년 한 해에만 약 3,500억 달러 규모의 레버리지 투자 증가가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주식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하는 순간, 이상과 같은 레버리지 투자는 재앙을 입게 됩니다. 3배 레버리지를 했다고 가정하면, 주가가 25% 이상 조정을 받는 순간부터 문제가 생깁니다. 이자비용(및 수수료 등)이 높기에, 돈을 빌려 준 기관에서 자금 상환 요구(마진콜 혹은 반대매매)가 빗발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레버리지가 청산될 때, 주식시장의 낙폭은 더 커지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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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와 같은 레버리지의 청산은 장기투자자들에게 아주 좋은 '매수 기회'가 될 것입니다. 하워드 막스는 "투자에 대한 생각"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55쪽).
단언하건대, '가격에 상관없이 강제로 매각해야 하는사람(=레버리지 투자자)'으로부터 매수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지금까지 우리가 했던 최고의 거래들 중에 많은 경우가 이런 식으로 일어났다. 이때 두가지 생각해볼 것이 있다.
● 어쩔 수 없이 매도하는 사람에게서 매수하고, 어쩔 수 없이 매수해야 하는 사람에게서 매도하는 것은 직업이 될 수 없다. 이런 경우는흔치 않으며 위기나 거품이 발생하는 극단적인 상황에만 일어나기때문이다.
● 어쩔 수 없이 매도하는 사람에게서 매수하는 것은 최고의 상황이지만, 반대로 '어쩔 수 없이 매도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최악'의 상황이다. 그러므로 최악의 시기에도 상황을 잘 정리하여 주식을 팔지 않고보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기 자본과 강한 의지력이 필요하다.
뼈를 때리는 이야기의 향연이네요. ㅎ
즐거운 독서, 행복한 인생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