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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춘욱 Jan 06. 2023

빈곤의 악순환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한 나라들의 비밀

Economist紙 2022.7.22 - 경제발전의 비밀을 푼 4권의 책


2차 대전 이후 식민지 상태에서 출발해 선진국이 된 나라는? 


이 질문에 대해 명확하게 "그렇다"라고 말할 수 있는 나라는 아마 한국과 대만 뿐인 것 같습니다. 도시국가인 홍콩과 싱가포르도 포함될 수 있겠지만, 이 두 도시는 2차 대전 이전에도 무역항으로 번영을 누렸다는 면에서 '식민지 상태'였다고 단언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죠. 그럼, 어떻게 이 두 나라는 선진국이 될 수 있었을까요? 이를 둘러싸고 수많은 학자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며, 제가 쓴 책 "50대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도 이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룬 바 있습니다. 


그런데 세계적인 경제지, Economist紙에서 "경제발전의 비밀을 풀기 위해서는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가?(What to read to understand how countries escape the worst poverty)"라는 칼럼을 발표했기에 소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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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에는 거의 20억 명의 사람들이 절대적인 빈곤(즉, 가상의 빈곤) 속에서 살았지만, 2018년 절대 빈곤인구의 숫자는 절반 이상 감소했습니다(아래 <그림> 참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그리고 왜 수억 명이 여전히 가난하게 살고 있을까요? 이 의문을 푸는 데 다음 네권의 책과 한 편의 논문은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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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oor Economics: A Radical Rethinking of the Way to Fight Global Poverty 


"가난의 경제학(국내 미 번역)"의 저자 Abhijit Banerjee와 Esther Duflo는 가난한 사람들의 경제적 삶을 장기간에 걸쳐 조사한 바 있습니다. 절대 빈곤의 함정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 수단이 어떤 것이 있는지 '실험 기반의 접근법(무작위 통제 실험Randomized Controlled Test, RCT)' 결과를 기반으로 제시합니다. 이 연구의 결과로 저자들이 (마이클 크레머와 함께) 노벨상을 수상한 바 있죠. Abhijit Banerjee와 Esther Duflo가 노벨상 수상 이후에 쓴 책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을 보면 이들의 주장을 이해하는 데 도움되리라 봅니다.



실험경제학을 활용한 가난한 나라에 대한 지원을 다룬 책 "냉정한 이타주의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냉정한 이타주의자 - 경제학의 본령은 예측이 .. : 네이버블로그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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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유로서의 발전


번영의 길을 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목적지가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경제 성장과 더 큰 소득은 매우 중요합니다만, 아마르티아 센은 수입의 증가는 목적을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는 사람들이 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을 할 수 있는 "자유"가 핵심 목표이며, 경제 발전은 자유를 확장함으로써 달성된다고 지적합니다. 아마르티아 센이 이야기하는 자유는 경제적 또는 정치적 자유뿐만 아니라 교육과 의료와 같은 기본적인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자유도 포함합니다. 그래서 최근 국제연합은 인간개발지수(HDI) 등을 통해, 더 나은 측정 지표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Human Development Index (HDI) - Our World in 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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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The Colonial Origins of Comparative Development: An Empirical Investigation


대런 이쓰모글루와 사이먼 존슨, 그리고 제임스 로빈슨이 쓴 역사적인 논문도 빈국이 성공한 산업국가가 되는 방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저자들은 경제발전과 제도의 관계에 주목하며, 식민지 개척자들의 사망률과 현대의 재산권 제도 사이의 강한 관계를 발견했습니다. 예를 들어 유럽인들이 정착하기 어려운 나라(콩고 등)에서는 식민지 개척자들이 주민들을 착취하는 식으로 통치했다면, 그들이 정착하기에 적당한 온대기후 지역(호주)에서는 식민지 모국에서 발전된 제도를 도입했다는 것입니다. 최근 저자들은 새로운 책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를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더욱 발전시킨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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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How China Escaped the Poverty Trap(국내 미 번역)


아쎄모글루 등의 주장은 "좋은 제도가 경제발전에 유익하다"는 것인데, 이는 중국 같은 나라의 경제성장을 설명하기 힘듭니다. 정치학자 위안위안앙은 중국의 놀라운 변신을 시장과 기관이 상호작용하고 함께 진화하는 이른바 '공진화' 때문이라고 봅니다. 중국은 재산권 보호에서 큰 결점을 지니고 있지만, 시장이 발전함으로써 제도를 발전시킨 면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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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The White Man’s Burden: Why the West’s Efforts to Aid the Rest Have Done So Much Ill and So Little Good(국내 미번역)


극단적인 저소득 국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효과가 있는지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이 효과가 없는지 이해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중요합니다. 경제학자 윌리엄 이스털리에 따르면, 해외 원조와 조언으로 구성된 서구의 "빅 푸시" 접근법은 가장 대표적인 실패 사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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