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고평가는 비슷하나, 주택공급 면에서는 차이 커
최근 미국 주택시장이 붕괴되고 있습니다. 2021년 1월부터 거래량이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고, 가격은 2022년 하반기부터 떨어지고 있죠. 특히 2013.1~2022.6(114개월) 동안의 가격 상승률이 108%로, 1998.1~2007.2(110개월)의 상승률 111%와 비슷합니다.
최근 발간된 한국은행의 보고서 "최근 미국 주택시장 점검 및 전망"은 이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미국 부동산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보고서에 담긴 <그림> 위주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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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가격 매력 면에서는 주택시장의 흐름이 매우 비슷하다고 합니다. 모기지금리가 급등했고,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PIR)도 2006년의 고점을 넘어섰으니까 말입니다. 즉, 미국 주택시장에 거품이 낀 것은 분명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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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주택가격 면에서만 문제가 존재할 뿐, 주택공급은 오히려 '부족'한 편이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판매량 대비 재고량이 매우 부족할 뿐만 아니라, 매도 대기 매물도 굉장히 적은 레벨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2006~2008년의 트라우마 때문일 것입니다. 주택업체 입장에서 공격적인 착공에 나서지 않았고, 또 가계가 선호하는 단독주태보다는 아파트(콘도) 위주의 공급이 이뤄진 것도 영향을 미쳤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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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면만 2008년과 다를 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의 여건도 딴판이라고 합니다. 일단 GDP 대비 가계대출의 비율이 76%에 불과해, 2007년 3분기의 고점(101%)보다 많이 내려갔습니다. 더 나아가 신용점수별로 부동산담보대출(모기지) 규모를 살펴보면, 신용점수 최상위인 사람들이 전체 대출의 68%에 이를 정도로 건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전체 모기지 보유자의 가중 평균 금리도 매우 낮다고 합니다. 저금리 환경일 때 대출을 받음으로써, 최근의 금리 상승에 따른 충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는 이야기죠.
따라서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가 벌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 같습니다. 물론, 가격의 하락 흐름은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버블이 붕괴되는 것만은 일치하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