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conomist(2023.3.30)
오늘은 세계적인 경제지, Economist의 흥미로운 기사 "European banks and the price of safety(2023.3.30)"를 요약해 소개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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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년의 글로벌 금융 위기와 직후 남유럽 재정 위기를 겪은 후, 유로존의 대형 은행들은 유럽 중앙은행(ECB)의 감독하에 놓였습니다. 훨씬 규제가 강화되기는 했지만, 은행들의 재무제표는 아주 튼튼해졌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3가지 위험이 눈에 띕니다.
가장 직접적이면서도 시급한 대처가 필요한 위험은 유동성 감소에 대한 것입니다. 실리콘밸리은행 뱅크런과 크레딧 스위스 사태에서 보듯, 금융기관이 보유한 유동성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에 충분하지 못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미국과 달리 유럽 예금의 대부분이 가계 예금이며, 이 대부분이 '예금보장 한도' 내에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유럽은행에 대한 2번째 위험은 자산 가치의 손상입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과 마찬가지로, 유럽의 은행들도 보유채권의 손실이 컸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유럽의 대형은행들은 ECB의 강력한 규제 덕분에, 이 문제에 대해서는 상당한 대비가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예컨대, 금리상승의 위험에 대비한 대책(예를 들어 선물 거래 혹은 변동금리 대출 등)이 세워져 실행되었죠.
3번째 위험은 대출 부실화 위험입니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대출이 많았고, 이 부문은 금리 상승과 경기 여건 악화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물론 유럽 은행들이 미국의 경쟁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이 적다는 것은 강점이기도 합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유럽의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D-SIB) 보통주자기자본비율(CET1)은 2015년 12.7%에서 2022년 9월 말 14.7%까지 상승했습니다. 코로나 19 위기 속에서도 이 비율이 높아진 것은 은행들이 그만큼 건전해졌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비율이 올라갔다는 게 꼭 좋은 일만은 아닙니다. 이 비율은 위험자산(=대출) 대비 보통주 자기자본의 비율을 뜻하니, 이 비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은행이 보수적으로 대출해주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2021년 말에 시작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익을 보기 전까지, 유럽은행들의 수익은 형편없는 수준에 머물렀던 것이 이 때문입니다(첫 번째 <그림>).
이제 유럽 은행들은 큰 수익을 누릴 수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그 꿈은 꺼져버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플레 압력이 약화되는 가운데 시장금리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크레딧 스위스 사태 이후, 이른바 코코본드 발행의 비용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크레딧 스위스 사태 이후 유럽 은행들의 주가가 급락한 후 회복되지 못한 것이 이 우려를 반영하는 듯 합니다(두 번째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