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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춘욱 Apr 11. 2023

주주보상 않는 기업, 실적 좋아진다고 주가 오를까?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을 고르는 것도 한 가지 방법!


아래와 같은 귀한 질문이 제기되었기에, 이 문제를 다뤄볼까 합니다.


주식의 가격이 오르는 이유가 궁금한데요... 펀더멘털 부분에서 보면, A라는 기업의 이익이 1억에서 1000억이 된다고 한들 주주의 입장에서는 주가가 오른다는 전제를 빼면 득을 보는게 없는데, 사람들은 왜 주식을 매수하는 것인가요? 배당을 기대하고 매수자들이 주식을 매수하는 것인가요? 


좋은 질문 감사드립니다. 간단하게 말해, 기업의 이익이 늘어날 때 주가가 상승하는 이유는 "미래에 이 기업이 주주들에게 그간의 노고를 보상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주주에 대한 보상의 방법은 크게 보아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배당이고, 다른 하나는 자사주 매입이죠. 둘을 합쳐서 '주주환원'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아래의 왼쪽 <그림>에서 보듯, 전체 순이익에서 주주들에게 환원해주는 비율은 한국이 주요 선진국 중에 가장 낮은 편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2005~2021년 내내 지속되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죠. 



***


한국이 선진국 중에서 가장 낮은 주주환원 비율을 기록하는 이유는 크게 보아 두 가지 때문입니다. 


하나는 한국 기업들이 이른바 '총수'의 통치하에 있어, 소액 주주들에게 우호적으로 대해줄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통제하는 기업의 현금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으로 사외로 유출시키느니, 회사 내에 두고 자신의 통제 하에 두고 자유롭게(!) 지출하는 게 더 이익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원인은 한국에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이 성공한 사례가 없기 때문입니다. 기업에 현금이 쌓였음에도 주가가 낮은 수준에 거래되면, 다시 말해 PBR이 1배 밑으로 내려가면 적대적 M&A 공격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입니다. 대주주의 경영권을 뺏은 후, 청산해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게 훨씬 더 이익이 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게 우리나라에서는 안됩니다. '투기 세력의 공격' 같은 수식어가 M&A 공격자에게 붙죠. 당장 아래 같은 기사들을 우리는 아주 많이 보았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저평가된 가치주, 특히 대주주가 주주환원을 해주지 않는 가치주에 대한 투자는 매우 힘든 일입니다. 이 기업에 투자한들, 제대로 된 보상을 받는다는 보장도 없고.. 또 대주주의 횡포를 고스란히 견디는 과정에서 마음에 상처를 받는 일도 종종 있습니다. 


***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두 가지 대안이 있습니다. 하나는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이해관계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우니, 적대적 M&A 시 자신들이 유리한 대로 행동할 것입니다. 따라서 외국인 투자지분율이 높은 기업은 대체로 주주환원 비율이 높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첨부된 논문을 읽어보심 좋습니다. 


두 번째 대안은 '행동주의 펀드'의 움직임에 함께 동조하는 것입니다. 전횡을 휘두르는 대주주에게 함께 개미들이 함께 힘을 합쳐 주주환원율을 높일 것을 요구하면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에서 이게 쉽지 않습니다. 2023년 주총시즌, 행동주의 펀드들이 표 대결에서 연전연패한 것이 좋은 사례죠. 물론 아래 '기사'처럼, 미세하지만 약간의 진전이 나타난 것 또한 분명한 사실입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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