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둔화될 때에는 아무리 핫한 테마도 쉬어갈 수 있다
친애하는 이베스트증권 윤지호 센터장 등이 쓴 책 "한국형 탑다운 투자전략"에 대한 서평입니다. 추천사 쓴다고 오래 전에 읽었는데, 모 방송에서 소개할 기회가 있어서 다시 읽으니.. 좋은 부분이 많더군요. 인상적인 부분 위주로 소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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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그림 1-1]에 표시된 것처럼, 한국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대단히 큽니다.PBR 기준으로 1.3배 갔다가 어떨 때엔 0.8배까지 떨어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한국에서는 '우량주 장기투자' 전략이 잘 안 먹힙니다(34쪽).
2020년 코로나 19 이후 시장에 진입한 투자자 상당수는 자신과 맞는 여부와 상관 없이 ‘매수 후 보유 전략’을 선택했다. 가장 쓰기 쉬운 전략이고, 강세장에 잘 먹혔다. 탑다운보다 바텀업에 기반한 전략으로, 펀더멘털이 좋은 기업을 찾아서 매수한 후 매크로 환경 변화에 신경 쓰지 말고 장기간 들고가면 된다는 것이다.
매수 후 보유 전략 투자자들이 주식을 파는 것은 기업 펀더멘털에 뭔가 변화가 생겼을 때만이라는 표현은 너무나 유혹적이다. 그들은 시장, 경제, 주가에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해서 주식을 팔지 않는다. 오직 사업 자체에만 관심을 갖고, 적절하게 싼 주식을 최대한 오래 들고 있으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주식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성공하는 투자자의 비율은 높지 않다. 이유가 뭘까? ‘바텀업에 기반한 매수 후 보유 전략’은 이론적으로 매우 쉬워 보이지만 실제 적용하기는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시장에서는 '매수 후 보유 전략'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추세가 한번 형성되면, 꽤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있으니 말입니다. 반면 한국에서는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35쪽).
한국 증시에서 매수 후 보유 전략의 변용으로 활용되는 ‘저가 매수 전략’은 상대적으로 유용하다. 주식시장이 극단적인 상황에 처해 졌을 때 단호한 행동에 나서는 것은 한국증시에 잘 작동했다. 한국증시는 미국에 비해 추세적인 흐름이 약하고 비추세 시장이 오래 지속되기 때문이다.
비 추세적인 흐름이 지속되는 국면에서는 매크로 이벤트에 따라 주가 출렁임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변동성이 커질 때, 특히 기업 고유의 펀더멘털 요인이 아닌 매크로 불확실성 확대로 주가가 동시에 하락할 때 좋은 기업을 편입하는 것이 낫다.
그럼, 어떨 때 '저가 매수'에 나서야 할까요?
이에 대해 저자들은 매크로 지표가 돌아설 때라고 답합니다. 소수에게 집중된 고급 정보를 취득하기 어렵다면, 대중에게 공개된 경제지표가 훨씬 더 쉬운 정보 습득 창구 아니냐는 겁니다(46쪽).
잊지 말라. 아는 만큼 보인다. 투자 정보는 공평하고 공정해서 모든 사람들이 돈을 벌 기회를 똑같이 가진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주식 투자는 결국 정보를 획득하고 그것을 돈이 되는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로 분류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중략)
다양한 매체의 등장으로 투자자들은 정보 과부하 상태에 빠져 있다. 뭔가 새로운 내용을 매일매일 듣고 있지만, 뒷북이다. 막상 투자자에게 왜 그 주식을 매수했는지 질문하면 답변이 시원찮다. 많은 경우 어떤 이가 추천햇기 때문이고, 주로 그 어떤 이에 대한 설명으로 자신의 투자를 정당화하려 한다. (중략)
정보의 바다에서 살아 남으려면 정보 수집보다 정보 해석이 중요하다. 본래 고급 정보는 소수만 공유하고 외부 유출은 적다. 처음부터 끝까지 소수만의 리그다.
어떤 매크로 지표일까요?
그것은 바로 수출입니다. 한국 주식시장에 아무리 강력한 테마가 부각되더라다도 수출이 마이너스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주의해야 합니다. 아래 [그림 2-6]의 붉은 화살표 부분이 그것으로, 화장품과 바이오 그리고 인터넷 분야의 주도주 PSR(주가/매출 비율)이 급락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림 2-6]을 보고 궁금해서 한국의 주요 품목별 수출증가율을 조사해보았더니, 아래와 같습니다. 2023년 4월 동향인데, 파란색 박스로 표시한 게 최근 각광 받은 테마. 바이오와 이차전지 수출입니다. 알아서 판단하시면 좋을 것 같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