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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춘욱 May 05. 2023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2)-강철없는 세계?

현대 문명의 4기둥(암모니아, 플라스틱, 철강, 시멘트) 문제는 어떻게?

최근 흥미롭게 읽은 책, "세상을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에 대한 두 번째 서평입니다. 첫 번째 서평의 마지막 부분은 아래와 같이 끝났습니다. 


전기는 세계 최종 에너지 소비의 18%에 불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현대 문명의 네 기둥이라고 일컬어지는 시멘트, 강철, 플라스틱, 암모니아의 생산은 화석연료와 빼놓을 수 없는 연관을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9년 세계는 약 45억톤의 시멘트, 18억톤의 강철, 3억 7천만 톤의 플라스틱, 1억 5천만톤의 암모니아를 소비했으니 말입니다. 더 나아가 이를 대체할 물질을 찾기도 힘들죠. 이 결과 필수적인 네 물질을 생산하기 위해 세계 전역에 공급되는 1차 에너지의 약 17%가 사용되며, 화석연료 연소에서 비롯되는 이산화탄소 총배출량의 약 25%를 차지합니다.


상대적으로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쉽게 높일 수 있는 전기 생산과 달리, 현대 문명의 네 기둥은 쉽게 전환하기 어렵습니다. 먼저 암모니아부터 살펴보겠습니다(150~151쪽). 


암모니아의 합성은 1913년 9월, 오파우(Oppau)에서 운영을 시작했고, '하버-보쉬 공법'은 이후로도 지속되었다. (중략) 1950년대까지도 합성 암모니아는 가축 분뇨 보다 훨씬 덜 사용되었다. 그러나 그 뒤 20년 동안 암모니아 합성은 8배나 증가했다. 1960년대에 시작된 녹색혁명은 암모니아 합성으로 만들어진 비료 덕분이었다. (중략) 

중국 농작물에 투여되는 영양소의 60%가 합성 암모니아로, 중국인 5명 중 3명이 먹거리를 합성 암모니아에 의존한다. 세계 평균값은 약 50%이다. (중략) 암모니아 합성이 없었다면 오늘과 내일의 인구 중 다수가 생존을 보장 받지 못할 것이다. (중략)

세계 전역에서 생산하는 암모니아의 약 80%가 작물에 살포하는 비료로 사용된다. 나머지는 질산과 폭발물, 로켓추진체, 염료, 섬유, 유리와 바닥 세정제를 만드는 데 쓰인다. 


현대 인류가 80억 명까지 늘어날 수 있었던 공의 대부분은 암모니아 합성에 따른 합성 비료 생산 덕분이었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앞으로 암모니아 합성 규모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데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프리카는 가장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대륙이지만, 아프리카의 암모니아 사용량은 유럽 평균의 1/3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기아로 고통 받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암모니아 합성이 필요하죠. 


***


더 나아가 네 기둥 중에 철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세대가 강철을 제련할 수 있을 정도로 철광석이 거의 무한하게 묻혀 있을 뿐만 아니라, 쉽게 재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에 앞으로 철강 수요는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제철 산업은 무척 에너지 집약적입니다(169쪽).


오늘날 최적화 된 방식으로 생산하면 완제품 1톤당 17~20기가 쥴의 에너지가 사용된다. (중략) 재활용 강철의 에너지 비용은 1톤당 약 2기가 줄을 약간 웃돈다. 그러나 강철을 압연해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에너지 비용을 더하면, 새로 제작하는 강철은 1톤당 약 25기가 쥴 재활용 강철은 1톤당 5기쥴이 된다. (중략) 2019년 세계 강철 생산에 투입된 총 에너지량은 약 34헥사쥴(10의 18승), 즉 세계 1차 에너지 공급량의 6%에 이른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산화탄소 배출 면에서도 철강 산업은 큰 영향을 미칩니다(169쪽).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철강 1톤 당 약 500킬로그램의 탄소배출이 이뤄진다. (중략) 화석 연료의 연소로 직접 배출되는 세계 탄소량의 약 7~9%에 해당되는 양이다. 


철강 뿐만 아니라 시멘트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시멘트는 강철에 비해 에너지 집약적이지는 않지만, 세계 생산량이 강철의 3배에 이르기에 이산화탄소 배출도 철강과 비슷한 수준. 즉 8% 전후에 이릅니다. 


철강이나 시멘트, 그리고 플라스틱 암모니아가 없는 현대 세계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데.. 이 문제를 쉽게 해결할 길이 있을까요? 2050년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목표가 너무 허황된 것은 아니냐는 게 바츨라프 스밀의 지적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식량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 문제에 대해 살펴볼 것을 약속하며, 이만 서평을 마무리합니다. 혹시 첫 번째 서평을 못 본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 -손쉬운 에너지 전환?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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