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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춘욱 May 13. 2023

싱가포르와 홍콩의 경쟁, 이제 마무리 국면에 도달한 듯

The Economist(5.11)

홍콩과 싱가포르는 역사적인 라이벌이었습니다. 둘 다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며, 잘 발달된 자본시장과 낮은 세율을 무기로 글로벌 투자자들을 적극 유치했었죠. 그러나 이제 승부의 추가 싱가포르로 기울고 있다고 합니다. 이를 다룬 이코노미스트의 기사(A winner has emerged in the old rivalry between Singapore and Hong Kong)를 소개합니다. 


***


두 라이벌의 경쟁에 균열을 만든 것은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이었습니다. 수 십명의 운동가, 변호사, 정치인이 지금 감옥에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추진한 '제로 코로나' 정책은 외국인을 쫓는 결과를 가져왔죠. 지난 3년 간 홍콩을 떠난 사람은 20만 명을 넘어선 반면, 싱가포르의 외국인 체류자는 전년 대비 16% 늘어났다고 합니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1997년 두 도시의 1인당 국민소득은 거의 비슷했습니다(싱가포르 26,376달러, 홍콩 27,330달러). 그러나 최근 싱가포르는 홍콩보다 1.7배나 높은 1인당 국민소득을 자랑합니다. 특히 홍콩은 2017년 이후 전혀 성장하지 않았습니다.


홍콩 경제는 카르텔에 의해 지배되는 반면, 싱가포르의 경제는 더 혁신적이고 다양합니다. 특히 중국의 고성장이 이제 끝나 감에 따라, 홍콩의 미래는 어둡습니다. 


홍콩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만드는 것은 거버넌스입니다. 거버넌스란 "미래를 예측하고 계획하고 준비하는 능력"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부분에서 홍콩의 실패는 처참합니다. 일자리 전망이 어두운 데다,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홍콩의 젊은이들은 국경을 넘어 이동하고 있씁니다. 참고로 코로나로 인한 10만 명 당 초과사망자 수는 싱가포르의 3배에 이릅니다. 


홍콩은 부동산 분야에서도 실패를 거듭했습니다. 강력한 부동산 재벌들의 영향으로, 공공 주택 입주 비중은 매우 낮습니다. 반면, 싱가포는 약 80%의 사람들이 공공 주택에 거주합니다. 뿐만 아니라, 홍콩의 부동산 임대료는 살인적인 수준이죠.


<표> 세계 주요 도시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율(PIR) 

Property Prices Index 2023 (numbeo.com)


물론 싱가포르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쾌적한 도시 환경은 노동력의 1/3을 차지하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 때문입니다. 그리고 홍콩과 마찬가지로, 민주주의 법 질서 면에서 많은 문제를 지니고 있죠. 지난 30년 동안 거의 5백건의 사형이 집행되었고, 외국 기자들은 큰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5월 노동절, 수 백명의 운동가들이 싱가포르에서 '외국인 노동자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는데 이는 큰 진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중국이 홍콩이라는 보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음이 분명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 정도 역량으로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하고 또 기축통화 패권을 차지할 수 있을지.. 점점 의구심이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이에 관련해서는 아래 링크 글을 읽으셔도 좋습니다.


중국의 '위안화 기축통화' 추진, 앞날은? (brunch.co.kr)


래리 서머스, "위안화 기축통화 가능성" 일축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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