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증가, 대출 억제의 메커니즘 때문
경제분석가들이 경기를 예측할 때, 가장 열심히 지켜보는 지표가 미국의 장단기금리차(Yield Curve)입니다. 아래 그림에 잘 나타난 것처럼, 파란선(10Y-2Y)이나 붉은선(10Y-3M)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1~2년 지난 다음 불황이 출현한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989년, 2000년, 2007년, 2019년에 장단기금리차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다음.. 불황(음영으로 표시된 부분)이 출현한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완벽한 지표는 없어서.. 1997년처럼 오신호가 나타난 적도 있긴 합니다.
<그림> 미국 장단기금리차와 경기순환
그럼 왜 장단기금리의 역전이 불황의 신호로 작용하는 걸까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장단기금리의 역전이 대부분 '정책금리 인상'에서 비롯된다는 것입니다. 정책금리(=은행간 단기금리)의 인상은 은행들의 조달 코스트를 올리고, 이는 다시 대출금리 인상 압력을 가하게 됩니다. 그리고 은행의 대출금리 인상은 아래 <그림>에 나타난 것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붉은선) 탄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죠.
그리고 부동산가격의 하락은 연쇄적인 악영향을 미칩니다. 은행의 연체율이 올라갈 수 있고, 건설업체들의 경영 여건이 악화되며, 부(-)의 Wealth Effect 속에서 경제 전반의 소비도 위축될 것입니다. 따라서 금리인상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그림> 정책금리와 부동산 가격 상승률의 관계
결국 정책금리가 주택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정도로 높아지면, 장기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현재의 고금리 정책으로 인해 미래의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고 기대한 투자자들이 장기채권을 사들이기 때문입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정책금리(파란선)가 급격히 인상될 때마다 장기금리(붉은선)가 오히려 떨어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죠.
따라서 장단기 금리의 역전 현상 혹은 '단기금리>장기금리' 현상은 불황의 예고탄처럼 취급됩니다. 다행히 지금 미국의 장단기 금리가 크게 확대되고 있으니, 아직 불황의 위험은 낮은 것 같습니다.
<그림> 미국 장기금리와 정책금리 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