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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춘욱 Jun 02. 2023

식어가는 인플레 논쟁

Paul Krugman(2023.5.26)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초반까지 떨어진 가운데, 미국의 인플레 지표도 안정 흐름을 타고 있습니다. 특히 폴 크루그먼 교수는 새로운 칼럼(Wonking Out: The Inflation Debate Is Cooling)을 통해, 인플레 논쟁은 이제 끝나나고 있다고 지적하네요. 어떤 이유로 이런 주장을 펼치는 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


2022년 인플레 논쟁이 벌어졌을 때, 인플레이션을 예측 한 비관론자 (그중 올리비에 브랑샤르)는 옳았고, 위험을 최소화 한 낙관론자 (불행히도 저를 포함)는 틀렸다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올리비에 브랑샤르와 벤 버냉키가 쓴 흥미로운 논문은 '인플레 낙관론자들이 운이 없어 틀렸다'고 이야기합니다. 인플레 낙관론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노동 시장의 과열을 통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잠깐 두 경제학자의 논문을 인용해보겠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노동 시장의 과열로 인해 촉발될 것이라는 초기의 우려와는 달리, 2021년에 시작된 인플레이션 급등의 대부분은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과 물류난 때문이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아래의 <그림>에서 "V/U"는 노동시장이 인플레에 미친 영향을 나타내는 데, 일자리 대비 실업자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올리비에 브랑샤르와 벤 버냉키의 추정에 따르면, 노동 시장 호황이 인플레에 약간의 영향(붉은 막대 부분)을 미친 수준입니다. 

출처: 올리비에 브랑샤르와 벤 버냉키(2023).


특히 블랑샤르는 컨퍼런스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적어도 우크라이나 침공 전까지 미국의 인플레는 주로 서비스에서 상품으로의 상대적 수요 이동과 예상 못한 물류난이 대규모 재정 지출과 결합된 데 있습니다.


블랑샤르의 지적 그대로, 강력한 소비로 인해 발생한 인플레는 쉽게 되돌릴 수 있습니다. 다음 순서로 물류비용의 급격한 상승 문제도 점차 해결되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에 나타난 것처럼, 물류비용이 갑자기 급등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코로나 팬데믹 기간 소비자들이 갑자기 내구재에 대한 수요를 늘렸고, 내구재 상당 부분이 아시아에서 생산되었고, 이러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항만 시설, 사용 가능한 선적 컨테이너 등의 역량이 부족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렇다면 내구재 수요가 증가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중 일부는 팬데믹으로 인해 대면 서비스에서 물리적 물건으로 소비가 전환되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식사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대신 에어프라이어를 구입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중 일부는 재정지출 확대 영향이 반영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물류비 문제가 무한하게 지속될 수는 없습니다. 이미 물류비는 2020년 초반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따라서 굳이 실업률을 급격히 올리는 '금리인상' 충격이 계속될 필요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특히 베버리지 커브에 큰 변화가 나타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2022년 이후의 베버리지 커브 움직임을 보면, 비어 있는 일자리가 줄어드는 게 확실하게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연준의 금리인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까요? 이에 확실하게 답변하기는 힘듭니다. 적어도 인플레 면에서는 기세가 꺾인 것이 점점 확연해지는 것 같다는 이야기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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