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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춘욱 Jun 07. 2023

환율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떨어지기 어렵다??

대체 어떤 근거로 대포를 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모 인사가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떨어지기 어렵다"고 이야기했기에, 그려본 <그림>. 파란선은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 붉은선은 실질실효환율. 


실질실효환율이란, 한국의 주요 교역 상대국 대비 한국 원화의 실질적인 가치를 측정한 것. 붉은 선이 올라가면 고평가로 볼수 있고, 내려가면 저평가로 볼 수 있음. 


한 눈에 보더라도 2000년대 중후반이 원화가 고평가된 구간이었고, 2020년 이후는 저평가 구간임. 



물론,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어버리고 망하면 원화 가치 내려갈 수 있음. 그러나, 고유가로 인해 무역수지는 악화되었을 지 모르지만 경상수지는 지속적인 흑자를 기록하는 중. 


흥미로운 것은 한국 경상수지 흑자가 늘어날 때(파란선이 급증할 때) 환율이 상승한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 대표적인 경우가 2015년을 전후한 시기. 이때 대규모 흑자가 발생해도 환율이 급등하고, 반대로 2020년 경상흑자 규모가 일시적으로 줄어들 때에도 환율이 떨어진 적 있음.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그 답은 미국 달러가치 때문. 2009년 6월(글로벌 금융위기 저점=100)을 기점으로 해서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과 달러가치의 흐름을 보면, 달러가치가 상승할 때마다 한국 원화 환율이 상승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음. 이런 현상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도 뚜렷했고, 지금도 이어지는 중.


결국 모 금통위원이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코로나 이전 수준(1,100원)으로 못 돌아 간다"고 주장한 것은 앞으로 "달러가 계속 강세"라고 보는 것과 다름 없음. 그런데, 이게 전망이 가능한 영역인지 궁금함. 일본 대장성의 유명한 관료, 사까기바라는 그의 책 "환율과 연애하기"에서 다음과 같이 비아냥 거린바 있음.


아인슈타인이 죽어서 천국에 갔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신은 천국의 입구에서 아이슈타인에게 한 가지 일을 맡겼습니다. 그것은 천국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직업을 정해주는 일이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처음 들어온 사람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의 IQ가 얼마입니까? 그 사람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200입니다. 그러자 아인슈타인이 말했습니다. 상대성 이론을 연구하십시오.  

다음에 등장한 것은 IQ가 150인 남자였습니다. 아인슈타인이 그 남자에게 정해준 직업은 세계경제를 예측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타난 남자의 IQ는 60이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엄숙한 얼굴도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럼 환율이나 예측하고 계시죠.


사카기바라가 이런 이야기를 한 이유는 분명함. 아무리 노력해도 환율을 제대로 전망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 따라서 전망은 조심스럽게, 아주 겸손하게 하는 게 바람직함. 맨날 유튜브에 출연해서 "자주 틀리는 이코노미스트 홍춘욱입니다"라고 시작하는 이유가.. 전망을 많이 할 수록 많이 틀리기 때문. 


암튼, 답답해서 몇 글자 적어 보았음. 끝.


환율과 연애하기 - 환율을 알면 미래가 보인다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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