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가진 재고량은 늘지 않는 상태이지만 운송 병목현상은 완화되는 중
최근 블룸버그에 실린 흥미로운 기사 "Global Supply Chains Near Make-or-Break Point for Easing in 2022"의 주요 내용을 소개할까 합니다. 제목에서 보듯, 최근 세계경제를 뒤흔든 인플레의 최대 원인. 공급 사슬망의 병목 현상이 조금씩 풀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기사에 실린 <그림>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먼저 아래 <그림>은 미국 주요 컨테이너 항구의 혼잡도를 보여주는데, 네 군데 중에 세 군데가 이전보다 개선된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그림>의 세로 축에 표시된 숫자는 각 항구에서 하역 중이거나 혹은 하역을 대기 중인 컨테이너 선의 숫자를 뜻합니다.
<그림> 미국 주요 컨테이너 항구의 혼잡도
항구의 혼잡도만 보면 확실히 공급사슬망의 병목 현상이 개선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직 '정점'이 경과했다고 낙관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존재합니다. 아래 <그림>은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에서 작성한 공급사슬망의 긴장 정도(=스트레스)를 측정한 것인데, 운송 분야에서 발생한 문제는 조금씩 완화되고 있는 대신 산업활동에서 발생한 문제가 커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원자재를 중심으로 한 가격의 상승이 주는 문제도 커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죠.
<그림> 공급사슬망 스트레스 인덱스
이와 같은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분석은 최근 발간된 2022년 1월 전미 공급관리자협회 제조업지수(이하 'ISM 제조업지수')의 내용과 일치합니다.
아래는 세부지수의 내용인데, 제조업지수가 하락(58.8%→57.6%)한 것은 신규주문의 둔화(61.0%→57.9%)임을 알 수 있죠. 특히 제가 주목하는 것은 가격지수(Prices)인데 다시 급등세로 돌아선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고객 재고지수(Customers's Inventories)가 여전히 사상 최저 레벨에서 횡보 중이라는 것도 문제가 됩니다.
아래는 가격지수와 고객재고지수의 흐름을 보여주는데, 아직 낙관하기는 힘들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참고로 보고서 내용을 조금 더 인용하면, "어떤 산업도 고객들이 보유한 재고가 늘어났다고 보고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따라서 공급사슬망의 병목현상이 급격히 해소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풀려갈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주요 항만의 정체가 해소되고 있다.
2.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분석에 따르면, 운송 분야 정체는 완화되나 대신 산업 분야에서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3. 미국 제조업계는 신규주문이 줄어드는 등 경기전망이 이전보다 악화되고 있으나, 고객 재고의 부족과 원자재 가격 상승을 보고하고 있다.
4. 따라서 공급사슬망의 붕괴(혹은 혼란)가 가져온 인플레 현상은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