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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춘욱 Jul 05. 2023

엔화의 미래 - 엔화는 이제 안전자산이 아니다!

대외순자산이 400조엔에 달하지만, 그 절반이 해외직접투자!

엔화 가치가 지난 197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엔 약세가 지속되는 이유에 대해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데, 이를 풀어줄 책 "엔화의 미래"가 출간되기에 소개해 봅니다. 

알라딘: 엔화의 미래 (aladin.co.kr)


***


아래 그림은 일본 엔화의 실질적인 가치(실질실효환율,REER)의 흐름을 나타내는데, 역사상 최저 레벨까지 내려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이나 중국 그리고 한국 등 주요 교역상대국의 물가에 비해 일본의 물가를 비교해 작성하는 지표로, 실질실효환율이 내려갔다는 것은 곧 일본산 제품의 가격이 국제시장에서 싸게 매겨진다는 뜻이 됩니다.

요즘 일본 여행 간 분들이 "물가가 한국보다 싸다"는 말을 하는 이유가 이런 데 있죠. 


<그림> 일본 엔화의 실질실효환율과 달러에 대한 엔화 환율 추이


그럼, 왜 엔이 약세로 돌아섰을까요?

2012년 아베노믹스가 시작되며 강력한 통화공급 확대정책이 시행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만, "엔화의 미래"는 또 다른 포인트를 짚어 줍니다. 바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의 일본 무역수지 악화가 그것입니다. 원자력 발전소의 가동을 중단하면서 에너지 부족사태가 출현했고, 이 결과 해외로부터의 석유 및 천연가스 수입이 급격히 늘었던 것입니다.

1980년 이후 지속적으로 흑자를 기록하던 일본의 무역수지가 2011년 이후 적자로 전환했고.. 이후 엔이 약세로 돌아선 것을 발견할 수 있죠. 


그럼에도 의문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일본이 세계 최대의 대외순자산을 가진 나라라는 사실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죠. 무역적자 발생해 봐야, 약 400조엔에 달하는 일본의 대외 순자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특히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보험사를 중심으로 해외에 투자했던 자금을 일본으로 회수하면서 강력한 엔고가 발생했음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엔화의 미래"는 대외순자산의 구성이 변화했다고 지적합니다.

예전에는 대외 순자산의 대부분이 증권투자 및 외환보유액이었기에, 해외에 투자하던 자산을 즉각 일본으로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2010년을 전후해 전체 대외순자산에서 직접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늘어났죠.

증권투자자금과 달리, 해외 직접투자는 즉각적인 이동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벌어질 때에도 전체 대외순자산은 증가세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따라서 이상의 내용대로라면, 일본의 엔이 예전처럼 "불황에 강한 안전자산"의 모습을 보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만성적인 무역적자에.. 해외에 투자된 자산 대부분이 묶여버린 셈이기 때문이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약세 통화, 즉 불황이 출현할 때마다 통화가치가 떨어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앞으로 일본을 안전자산으로 치부하기는 어려워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통해, 일본경제가 어떤 과정을 거쳐 변모하는 지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즐거운 독서, 행복한 인생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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