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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춘욱 Mar 07. 2022

숫자를 읽는 힘 - 선정적인 주장, 팩트 체크 해봅시다

MMR백신이 자폐를 일으킨다고? 

최근에 읽은 책 "숫자를 읽는 힘"은 선정적인 거짓 주장을 팩트 체크합니다. 이 책에서 가장 먼저 다룬 주제는 MMR백신이 자폐를 일으킨다고 주장한 영국의 앤드류 웨이크필드 이야기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가장 무서운 공포가 자폐입니다. 서울 아산 병원의 설명에 따르면 아래와 같은 증상입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아동기에 사회적 상호작용의 장애, 언어성 및 비언어성 의사소통의 장애, 상동적인 행동, 관심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입니다. 대개는 3세 이전에 다른 또래들과의 발달상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18개월 경에 언어 발달이 늦어서 부모가 걱정하기도 합니다. 지능이나 자조 기능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일부 아이들은 학령기가 되어서야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진단받기도 합니다. 각각의 문제 행동이 광범위한 수준에 걸친, 복잡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는 의미에서 스펙트럼 장애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MMR 백신을 맞으면 자폐가 발생한다는 웨이크필드의 주장은 대단히 큰 공포로 다가왔으며, 일대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MMR백신은 홍역과 볼거리 풍진에 대한 백신인데, 이 병은 전염성이 매우 높지만 예방접종 덕분에 많은 나라에서 효과적으로 퇴치된 질병이었죠. 그러나 MMR 백신을 맞지 않은 아이가 늘어나면, 집단 면역이 실패로 돌아갈 것이기에 수많은 아이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웨이크필드의 주장에 결정적인 흠이 발견됩니다(책 29쪽).

2004년 런던 '선데이타임즈' 기자인 브라이언 디어가 웨이크필드의 연구를 취재하면서 몇 가지 수상한 정황을 발견했다. 웨이크필드는 한 변호사 집단으로부터 연구자금을 지원 받았는데, 변호사 집단은 MMR백신을 개발한 의사와 제약회사를 대상으로 대규모 소송을 준비하고 있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웨이크필드 자신이 대체 백신을 개발 중이었다는 점이다. 

이해상충 혹은 모럴헤저드 같은 단어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더욱 심각한 스캔들로 번져갑니다(책 29~30쪽).

브라이언 디어는 계속 취재한 결과, 웨이크필드가 빠져나갈 수 없는 오류를 발견했다. 웨이크필드의 '백신이 자폐를 유발한다'는 논문에 실린 데이터가 영국 국립보건원의 공식 의료기록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웨이크필드가 자폐증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한 9명의 아이 중 단 한 명만 자폐증 진단을 받았던 것이다.


결국 세계적인 의학지 '랜싯'은 2010년 이 논문을 게재 철회하면서 "논문이 완적히 거짓이다"라고 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웨이크필드(아래 사진의 주인공)는 영국에서 의사면허를 취소 당했지만, 미국으로 건너가서 백신을 주제로 책을 쓰고, 2013년에는 자폐증에 대한 리얼리티 시리즈를 제작하여 TV에 납품했다고 합니다(링크). 백신이 백퍼센트 안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만, 적어도 이 끔찍한 소동을 일으킨 이에 대한 팩트 체크는 한번 해보는 게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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