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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춘욱 Apr 05. 2022

격변과 균형

가계부채 관리 어떻게 해야할까? 

김용범 전(前) 차관이 쓴 책 "격변과 균형"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SNS에서 오랫동안 이 분의 글을 팔로우 했는데, 이렇게 좋은 책을 내주셨네요. 특히 지난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때 직접 졍책당국자로서, 당시 어떤 일이 벌어졌고 우리는 또 어떻게 대응했는지 상기시켜 준다는 면에서 '역사적 기록'으로서의 가치도 지닌 책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한국 경제에 있는 수 많은 현안 중에 가장 시급하고 또 위험한 것은 가계 부채 문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래의 <그림>에 나타난 것처럼, 한국의 부채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급격히 늘었습니다. 출처는 국제결제은행(BIS)으로, 기업과 정부부채는 점진적으로 늘어난 반면 가계부채만 폭발적으로 늘어났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용범 전 차관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부채관리에 대해서는 몇 가지 통용되는 진실이 있다. 1) 민간부채가 중요하다 2) 민간부채 중에서도 부동산과 연계된 가계부채와 단기성 해외차입의 위험이 크다 3) 부채가 성장률이나 장기 추세를 벗어나 빠르게 증가하면 '부채의 지속 가능성'을 상실하고 재정위기나 금융위기로 연결된다 4) 정부부채와 민간부채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상당히 중요한 이야기라 봅니다. 일단 3)번이 중요한데, 한국 가계부채는 한번의 굴곡도 없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니.. 문제가 될 소지가 충분합니다. 그리고 2)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부동산 연계 부채가 굉장히 위험이 크죠. 


사태가 이 지경이 된 것은 대단히 못마땅스러운 정책 조합, 그리고 불운의 영향입니다. 그런데, 정말 얼마나 위험한 지에 대해서는 말씀 안하셔서.. 간단하게 찾아 보았습니다. 47페이지 부분에 경상수지 흑자이냐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을 보았을 때, 단기성 해외차입이 말라버릴 위험은 없다는 이야기로 해석은 됩니다.


먼저 주택과 관련된 부채가 얼마나 위험한 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간한 자료,『우리나라 가계부채가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LTV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LTV란, 담보인정비율(Loan to Value)을 뜻하는데, LTV가 60%라면 10억짜리 집에 대출이 6억 나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3분기 평균 LTV가 40% 밑으로 떨어진 상황이니, 부동산가격이 급락하더라도 금융기관으로의 위험 이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LTV통계가 부유한 이들에 의해 영향을 받았을 수 있습니다. 이 고민을 덜어주는 것이 한국은행이 주기적으로 발간하는『금융안정보고서(2021.12)』로, 취약차주의 비중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취약차주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에 속하는 이들인데 2020년 이후 급격히 감소한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크게 보아 두 가지 때문으로 보입니다.
첫 번째는 정부의 이른바『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6개월 연장(2022.3.3)』조치 때문이죠. 대출 만기가 연장되는 데 위기는 이연될 수 있습니다. 총액 284조원이니, 절대 적은 돈이 아니라 생각됩니다. 

두 번째 원인은 당연히 자산가격 상승입니다. 아래의 <표>는『2021 가계금융 복지조사』에서 인용한 것으로, 가계의 부채/자산 비율(부채비율)은 2020년 18.5%에서 17.5%로 오히려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같은 기간 부채가 6.6% 늘어난 것을 감안할 때, 결국 레버리지를 일으켜 자산가격 상승에 베팅한 이들이 성공을 거두었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그럼 아무 문제 없는가?

그렇게는 보이지 않습니다. 아래 <표>에 잘 나온 것처럼, 전세자금의 대출 증가율(48.3%)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것 때문입니다. 2020년부터 불어닥친 주택가격 급등 현상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느지 여실히 보여준다고 생각됩니다. 전세가격의 급등과 대출증가, 그리고 갭투자가 얽혀 2002년 이후 최대폭의 주택가격 상승이 출현했던 것이죠.

따라서 차기 정부는 여기를 손댈 필요가 있다 봅니다. 주택가격의 상승은 이미 고삐가 풀렸으니 답이 없지만, 적어도 전세자금대출이 폭발적으로 늘어 이게 다시 갭투자를 유발하는 현재의 상황은 억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출처: 한국은행,『금융안정보고서(2021.12)


간만에 공부가 아주 많이 된 책이었습니다. 즐거운 독서, 행복한 인생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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