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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와 경기, 그리고 주가의 관계는?

인플레가 발생한 후 잠깐의 동행이 이어지고.. 그 뒤는 비극으로!

by 홍춘욱

최근 인플레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인플레가 발생할 때, 한국경제와 증시는 어떻게 되느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인플레 초기는 행복한 동행, 인플레가 통제 라인을 넘어설 때에는 불행이 시작된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통제라인이 얼마냐에 대한 답은 드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중앙은행마다, 각국 정부마다 어떤 수준이면 인플레가 통제 불가능한 수준인지 느끼는 레벨이 다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인플레가 적정 레벨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하기 전에, 간단 사실 확인부터 해보겠습니다. 아래 <그림>은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와 한국 수출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한국 수출이 미국 제조업 경기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음을 금방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그림>은 한국 수출과 KOSPI의 관계를 보여주는데, 수출 잘 될 때 주가가 상승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제조업 경기의 변동은 한국 수출을 거쳐 기업 실적전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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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ISM 제조업지수는 인플레와 어떤 연관을 맺고 있을까요?

아래 <그림>은 2001년 이후 미국 물가상승률과 ISM 제조업지수의 변화를 보여주는데, 제조업 경기가 인플레에 선행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즉, '제조업경기호조 → 물가 상승 → 통화 긴축 → 제조업경기 악화 → 인플레 압력 둔화'의 사이클을 거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기가 좋아져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임금과 상품가격이 상승할 때 연준이 금리인상 단행해.. 결국 경기가 나빠지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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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떤 것이 '통화긴축을 유발하는 인플레 레벨'인지를 판단할 수 없다면, 반대로 연준의 통화정책이 어떨 때 긴축적인지 판단하는 것은 어떨까요?

이럴 때 실질 기준금리(금리-소비자물가 상승률)가 큰 도움을 줍니다. 연준이 인플레가 정말 심각하다고 느끼면 실질 금리 수준을 가파르게 올려 결국 불황을 유도할 테니 말입니다.


아래 <그림>은 미국 실질기준금리와 ISM 제조업지수의 관계를 보여주는데, 지금이 역사상 최저 수준의 실질 기준금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질금리가 플러스 레벨로 올라와서 유지될 때마다 ISM 제조업지수가 경기판단의 기준선(50%) 밑으로 내려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죠. 가장 대표적인 예가 2006~2008년 그리고 2018~2019년입니다.

물론 2009년과 2014~2015년에도 실질금리가 플러스 간적 있지만, 이때는 디플레. 즉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 레벨까지 내려가서 생긴 일이었으니 예외로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따라서 미 연준이 실질 정책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하는 동향이 나타날 때에는 문제가 생기겠습니다만, 지금처럼 역사상 최저 레벨일 때에는 그 충격이 크지 않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ISM 제조업지수도 여전히 55% 선을 넘어서는 호조세를 지속하는 것도 어쩌면 그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 미 연준 주요 멤버들이 5월 FOMC(금리 결정회의)에서 0.5%의 금리인상을 단행하겠다고 을러대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 이번 포스팅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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