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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카나 Feb 02. 2020

부자의 그릇, 나의 그릇

<부자의 그릇> 서평


'그릇'이라는 명사는 크게 2가지의 뜻이 있다.


먹는 물건이나 물질을 담는 도구의 총칭. 일반적으로, 물이 새지 않는 것으로, 위쪽이 크게 벌어져 있고 안이 우묵하며 바닥이 평평함. 세는 단위는 개·벌·죽(10개).

어떤 일을 해 나갈 만한 도량이나 능력. 또는, 그것을 가진 사람.


당연히 <부자의 그릇>이 부자들의 그릇 수집 취미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이 아님을 밝혀두며 글을 시작한다.




돈을 다루는 능력


<부자의 그릇>은 소설처럼 구성되어 있는 책이다. 사업에 실패한 주인공과 그 실패한 주인공에게 교훈을 선사해주는 할아버지, 두 사람 간의 스토리로 진행이 된다. 저자는 이야기상의 할아버지를 앞세워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전달하는 이야기는 돈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는 법돈에 관련된 이야기다.


돈을 다루는 능력은 많이 다루는 경험을 통해서만 키울 수 있어. 이건 결론이야. 처음에는 작게, 그리고 점점 크게. <부자의 그릇> (p.43)


저자는 사람마다 돈을 다루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중학생에게 10만 원의 용돈을 준다고 가정해보자. 그 중학생은 용돈을 받은 것처럼 기뻐하면서 이것저것을 소비할 것이다. 만약 1억 원을 준다고 하면 어떨까. 그 중학생이 '바람직하게' 1억 원을 쓸 확률이 얼마나 될까?


물론 돈을 바람직하게 쓰는 것에 어떠한 객관적인 기준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돈의 '바람직한 사용'을 미래를 위해 저축, 투자를 하거나 사치하지 않고 돈을 소비하는 것으로 주관적인 정의를 내렸다. 보통 1억 원을 바람직하게 쓸 수 있는 그릇을 가진 중학생은 드물 것이다. 돈에 대한 교육을 꾸준히 받은 학생이면 모를까.


그릇에 맞지 않은 돈이 들어온다면, 그 돈은 날리기 쉽다. 이는 그릇에 물이 꽉 차있는데 거기서 물을 더 붓는 것과 같다. 그릇 크기 이상의 돈은 넘쳐흘러 제어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17-18년 비트코인 대란 때 이 교훈을 비싼 수업료를 내며 배웠을 것이다.


그렇다면 돈을 다루는 능력은 어떻게 키울까. 저자는 능력을 키우려면 많은 경험을 해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배트를 많이 휘둘러야 안타를 치고 홈런을 칠 수 있는 것처럼, 특정 규모의 돈을 이리저리 굴려봐야 한다. 그래야 그릇이 커져서 어쩌다 돈이 들어오더라도 빠져나가지 않게 막을 수 있다.


책에서 요식업 사업에 실패한 주인공도 자기 자본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을 땐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 그 결과 좋은 아웃풋을 내는 사고와 행동을 할 수 있었고, 신용이 생겨서 수입은 자동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무리한 확장이 문제였다. 그 무리한 확장도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랑 비교하면 말이 달랐던 확장이다. 자기 자본으로만 사업을 키운다더니 3,4호점 개점을 위해 결국 융자를 받았다. 여기서 주인공은 2가지를 잃었다.


하나는 신용이다. 초기 창업 멤버들과 했던 다짐과는 다른 방향의 선택을 함으로써 스스로 신용을 깼다. 다른 하나는 이성적인 판단이다. 확장을 하겠다는 다짐도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줄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아닌 그저 수익을 키워내겠다는 판단으로 진행한 것이다. 돈에 눈이 멀어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 것이다.


사업이라는 마라톤에서 신용은 엄청나게 중요한 요소다.


결과적으로 주인공은 그릇의 크기에 맞지 않게 다루는 돈의 규모를 키워나가려고 한 것과 사업 확장 이후 운이 좋지 않던 게 겹쳐서 실패를 맛보게 된다. 저자는 '돈은 그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메시지도 독자들에게 전하는데, 아마 주인공이 돈을 다루는 모습과 잘못된 의사결정은 돈의 지배를 받고 있는 형태로 거울에 나타났을 것이다.


사업에 함께한 사람들이 거울에 비친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믿음을 잃은 게 사업의 실패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 이 이야기를 듣고 스스로 그릇을 잘 키우고 있는지 돌아보려면 일단 영수증부터 점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비도 잡지 못하는데 어떻게 돈을 잘 다루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나의 그릇은


이 책은 내가 매일 돈을 어떻게 바라보고, 다루고 있는지 돌이켜보게 해 준다. 돌아보면 경제적 자유를 쟁취하겠다고 했으면서, 매일 친구들과 술을 먹는데 돈을 쓰고, 첫차가 다닐 때까지 게임으로 시간을 썼던 날이 많았다. 정작 나 자신은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다.'라고 생각하면서 라이프스타일은 20대 초반의 모습과 다를 게 없었다. 잘못은 알았으나 고치지 않은 것이다.


요컨대, 하루하루의 사고가 행동을 만들고, 그 행동이 신용을 만들며, 그 신용이 결과적으로 돈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부자의 그릇> (p.222)


사고 → 행동 → 신용 → 돈 → 늘어난 선택지 → 더 나은 라이프스타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트리마제에 입주하겠다고 하면서 투자나 사업, 영향력을 끼치는 데에 관련된 공부를 하지 않고, 라이프스타일을 바꾸지 않으면 입만 살아있는 사람이 된다. 맨날 술이나 마시면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면 20대 청춘을 이렇게 보냈다는, 많은 이들에게 공감되는 이야기는 생길망정 돈은 생겨나지 않는다.


당장 할 수 있는 일과 해야만 하는 일들은 많다. 글을 쓰고, 운동을 하고, 여행을 다니고, 모의투자와 소액투자를 해보고, 꾸준하게 책을 읽는 것들이다. 모두 꾸준히 행동으로 옮기다 보면 언젠가는 신용이 쌓이고, 이 신용을 비즈니스로 연결시켜 돈이라는 증표와 인생에서의 더 많은 선택지들로 교환할 수 있을 것이다.


<부자의 그릇>으로 '돈이란 신용이 쌓여서 들어오는 것'이라는 배움을 얻고, 다시 한번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동기부여를 할 수 있었다. 성공에 목마른 사람이라면, 책 <부자의 그릇>을 일독해 볼 것을 권한다. 돈과 사업에 관련된 이야기를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참고


<부자의 그릇> - 이즈미 마사토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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