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브리즈번 : 소박하지만 세련된 도시

여유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by 홍어른

[호선생 ver]


+29, 평범해 보이는 브리즈번의 한 카페에서,

호주 브리즈번에서의 삶도 이제 4일 차에 접어든다. 내일부터 골드코스트 여정이 시작되기에, 오늘이 브리즈번에서 보내는 마지막 하루다.


브리즈번의 여러 곳에서 유럽의 색채를 느낀다. 이곳 사람들에겐 다소 서운하게 들릴 수도 있겠다. 유럽에서 브리즈번의 특색을 차용했을 수도 있지만, 나의 오래된 선입견이 그렇게 바라보게 만든다. 나의 20대 많은 시간을 영국과 스페인, 프랑스에서 보냈기에, 나도 모르 유럽을 중심에 두고 판단하는 듯하다.


오전에 거리를 나설 때, 유럽의 햇살 가득한 스산한 날씨가 온몸을 휘감았다. 나만의 노스탤지어가 그 시절 즐겨 듣던 음악을 듣는 듯 진한 감성에 빠져들게 한다. 특유의 스산함을 담은 풍경은 잠시 영국에 온 듯하다. 짧은 며칠 머물지만 브리즈번만의 매력을 오롯이 느끼고자 했다.


넉넉한 대지에서 나오는 풍요로움과 여유는 유럽의 밀도와 크게 다르다. 어디를 걸어도 여유를 느낄 수 있다. 물론 좁디좁은 앙증맞은 길들을 맘먹고 찾아간다면 새로운 매력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오늘 이 카페에서 주문할 때 직원이 대답한 'No worries'라는 말처럼 여유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맘껏 즐기기로 했다. 드디어 음식이 나왔다.




+32,

브리즈번 강에서 가장 핫한 브루어리에 앉아서..


우리에게 모든 것을 잊은 휴식이란 언제가 될까? 마치 한국에서 출발한 6월 27일부터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집에서 나와 이곳저곳 헤쳐나가는 지금의 일정은 약간 미친 것 같다. 돌이켜 보면 무슨 행군도 아니고 아침부터 57개월 아들놈 데리고 9시에 출근하듯 하루를 시작해야 직성이 풀릴 필요는 없는데 말이다. 정말 그랬다가는 400일은커녕........

Full Time으로 3일 넘게 쉬어본 적이 없다. 해외에 나와 있으니, 뭐라도 해야 한다는 셀프 과제가 우리를 바쁘게 움직이게 한다.



(잠시 뒤)

샘플러가 나왔다. 광활한 브루어리가 부두 뒤편에 위치했다. 강을 바라보는 테이블 위엔 깜찍한 미니 전단이 직접 생산하는 맥주 샘플러를 소개한다. 맥주를 사랑하는 그녀는 브루어리 내부 사진을 찍으러 다닌다. 역시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하워드 스미스부두의 핫한 브루어리

맥주 맛이 얼마나 대단할지 모르겠으나, 자리 값 만으로 이미 가성비를 느낀다. 브리즈번 브리지가 바로 앞에 뻗어 있고, 어제 탔던 시티호퍼 페리가 떠 다닌다. 현란한 조명과 함께 펑키한 음악이 흐른다.

그녀가 입가에 미소가 만연한 채로 내게 걸어오고 있다.



[홍어른 ver.]

여행이 두 달이 넘어가니, 남편과 종종 이런 대화를 나눈다. 여행했던 9개 도시 중에 제일 좋았던 곳 하나만 꼽는다면? 방문했던 모든 곳들이 각자의 이유로 아름답고 빠짐없이 좋았다. 그럼에도 굳이 꼽는다면 남편은 시드니, 나는 브리즈번.. (둘 다 호주에 흠뻑 빠졌다.)


브리즈번은 잔잔하면서도 빠르고 소박하면서도 세련된 도시로 느껴졌다.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의 삶을 다시금 체감하다가 마지막 날 저녁에 방문했던 고즈넉한 하워드 스미스 부두..​

그곳엔 멋진 호주 남자들이 왜 그리 많은지... ㅎㅎ

(슈트 입은 멋진 남자들을 입을 헤- 벌리고 오빠 몰래 관찰, 남편도 슈트 입은 키 큰 남자들 구경했다고 ㅎㅎ)


브리즈번 맥주도 정말 정말 맛있다. 맥덕후는 신났다.

시드니보다 조금 느리지만, 적당한 도시의 속도와 휴양지처럼 고즈넉함이 있던 브리즈번 강가. 자연친화적이며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사우스뱅크의 놀이터, 라군의 야외 수영장 등... 편안하고 풍요로운 자연과 여유로운 현지인들의 모습에 한껏 동화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신기한 새들도 정말 많은 나라, 호주.

동물원에 가지 않아도, bird park에 가지 않아도.

다양한 종의 새를 관찰할 수 있는 대 자연의 도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도시, 브리즈번.

도심 속 놀이터 엄청난 규모에 입이 떡 벌어진다.

왜 많은 사람들이 호주 이민을 생각하는지 알 것만 같아.

호주에 머무는 내내 꼬마 바로는 그렇게 행복했다.

마다가스카르에서나 볼 법한 바오밥나무를 브리즈번에서 만났다.

걷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던 보타닉 가든.

도심 속 푸르른 녹지가 정말 많다. 바쁜 삶에서도 여유를 찾을 수 있다는 건 그야말로 은혜로운 삶이다.


꼬마가 좋아하는 <버진오스트리아> 항공과 재밌는 추억이 생겼다.

우리의 보딩을 도와줬던 지상직 남자 승무원이

"hold on!"이라 외치며 손바닥을 보이며, 탑승을 잠시 기다려달라고 했다. 시끄러운 비행기 엔진 소리 때문에 그의 말을 듣지 못한 나는 반가운 마음으로 그에게 하이파이브를 했다. 황당할 법도 할 상황임에도 유쾌한 그 남자 승무원이 "Nice~!!"라며 웃어준 덕분에 우리 모두 크게 웃었다.



하루에 한 끼는 멋진 레스토랑에서 학습하는 마음으로 제대로 된 정찬을 경험하고, 한 끼는 직접 요리해서 먹었다.

호주는 소고기 품질이 훌륭한 데다, 가격까지 저렴하다. 장 보는 것도 즐겁고, 집에서 스테이크 구워 먹는 재미가 쏠쏠해. 매일 저녁 스테이크 ♡

덕분에 호선생의 스테이크 그릴링 실력이 나날이 늘었다.

아이의 수박 샌드위치,

토스트 한 식빵에 과일잼, 수박큐브를 올려먹으면 맛있다고 함.. (맛 보장 안 되니 함부로 따라 하지 마세요.)

마트 구경은 언제나 즐거워.

매일매일 충실하게 살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 매일매일 적응하면서. 우리는 세계여행 혹은 세계일주라는 말보다는 세계살이 World Life 라 표현하기로 했다.

여행은 살아보는 거니까 ^^



4박 5일이라는 짧은 시간 머물렸지만,

그 어떤 이유와 기회를 만들어 다시 여행하고 싶은 곳 브리즈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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