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죽음은 최대한 늦춰라

지들은 다 해놓고 왜 나는 하지 말래??

by hongdan

서른 중후반에 걸쳐있던 남자씨는 늘 결혼이 고팠다. 주변에 애아빠가 된 친구와 직장동료가 많고 친조카도 집에 자주 오는데 너무 이뻐 죽겠단다. 아쉽게도 그때쯤엔 연애사가 잘 풀리지 않았었고 여자 친구가 있긴 했으나 오래가진 못했던 걸로 알고 있다. 여하간 어른들이 말하는 '아기가 이쁘면 결혼할 때가 된 거래'라는 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이 남자씨는 결혼할 때를 훌쩍 뛰어 넘겼다고 봐야 한다.


그런 그와 같은 회사의 여자씨, 유부녀인 나와 아이가 있는 유부남 1, 유부남 2가 회식을 하는데 남자씨의 소개팅 이야기였나 조카 이야기였나 여하튼 주제가 결혼으로 마구 흘러가고 있었다.


유부남 1,2 씨가 입을 모아 말했다.

"결혼과 죽음은 최대한 늦추는 거야!"(오해의 소지가 있어 미리 밝히지만 그들의 가정도 대체적으로 화목한 편임)


나도 여자씨에게 덧붙였다.

"그리고 결혼은 여자에게 불합리하기도 하니까 천천히 해."


라고 하니 남자씨가 불같이 화를 냈다.

"아니, 지들은 다 해놓고 왜 나는 하지 말래??"

그랬던 남자씨 그로부터 약 6년 후에 결혼한단 소식 들었는데 지금은 뭐라고 대답할지 매우 궁금함.


어쨌든 남자씨는 우리의 말에 매우 정색을 했고 나에게 되물었다. 도대체 결혼을 하면 여자가 불합리한 일이 뭐냐고. 자기는 와이프가 원한다면 뭐든 다 해줄 거래. 하하하 결혼하기 전엔 다들 그런 마음으로 합니다 :)


'명절에 남자 집부터 방문하는 거?'라고 대답하니 그는 입을 다물었다. '그건 어쩔 수 없이 우리나라 풍습이 그런 거니까....'라고 소심하게 반박하고 다시 나에게 그것 말고 어떤 불합리한 점이 있냐고 큰소리쳤다.

'아이를 낳으면 아빠 성 따라가는 거?'라고 대답하니 그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남자씨는 삐져서 두 번 다시 내 앞에서 결혼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포인트는,

하지 말라고는 안 했어:D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 있어 고양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