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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델라 Jun 15. 2019

"교수님 질문해도 되나요?" 간호학과 학생의 질문

간호사가 되기 전 궁금증을 해소할 권리

* 앞으로 간호학과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연재하려고 합니다. 

    간호학과를 입학하기 전, 타학교 간호학과에 먼저 다닌 친구의 말에 따르면 ‘교수님께 의문이나 질문을 던지지 않고 고분고분 학교를 잘 다니는 것이 장땡’이라 했다.     


    과거 사회복지학과를 다녔을 때와 정 반대의 분위기에 “요즘 그런 학과가 어디 있어.”하며 듣는 둥 마는 둥 했던 기억이 있다. 예전 대학에서 사회과학을 배울 때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었던 이유는, 사회문제가 계속해서 변화하고 현재에 맞는 해결책을 찾기 위한 방법을 늘 고민해야 했기 때문인 것 같다. 사회현상이나 인식이 바뀌어 가기 때문에 꼭 과거의 방법이 맞다고 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강의 시간이나 발표를 하게 되면 어떠한 의견을 제시하거나 모두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안심 때문에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발표, 질문을 할 수 있던 것 같다.      

    하지만 간호학과는 다르다. 간호는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행위를 가하는 직업이기에 정해진 매뉴얼이 존재했다. 그래서 발표를 하거나 질문을 하게 되었을 때 흑백 논리와 같이 정답이 정해져 있었다. 정답을 맞히려는 집착 때문일까. 혹여나 나의 질문이 틀린 질문일까 싶어 쉽사리 질문할 수 없게 되었다. 사회과학 같은 경우 모르면 남아서 질문하고 교수와의 의견을 주고받는 게 가능했더라면, 간호학은 정답이 있기 때문에 교수가 “이렇게 간단한 질문 할 거면 인터넷을 찾아보라”라고 할 뿐이었다.


    간호를 처음 배우는 청년들이 모여 있기에 많은 부분을 헷갈려하고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교수의 입장에서 간단한 문제가 배우는 입장인 학부생은 모를 수 있다. 특히나 자신의 생각을 구체화시키는 사회과학 같은 학문이 아닌, 간호학과와 같이 정답이 정해져 있는 학문이라면 더욱더 말이다.       

    몇 번 정도 질문을 했을 때, 교수가 “인터넷 찾아보라”, “수준 낮은 질문 하지 말라”, “간호학과라면 입학 전에 미리 선행되었어야 할 부분을 이제 와서 질문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말하신 후로 전반적으로 질문할 수 없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또한 수업시간에 교수가 복습한다는 명분으로 학생들에게 되물을 때면 답변을 잘못하여 쪽지시험을 보게 될까 싶어서 답변도 망설이게 된다.    


    학부생이라면, 아직 저학년이라면 질문이 많은 게 당연한 게 아닐까. 취업 전선에 뛰어들기 이전에, 현장에 나가기 이전에, 미리 질문하고 궁금증을 해소하는 것이 현명한 것이 아닐까. 정답이 정해져 있기에 인터넷으로 찾아볼 수도 있지만 저학년은 쏟아지는 정보 사이에 정확한 정보를 캐치하기 어려울뿐더러, 인터넷을 찾아 검열하기보다 직접적으로 질문할 대상이 있다면 질문하는 게 더 빠르다고 느껴지지 않을까. 간호학과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르는 게 많은 시기에 용기의 싹이 잘려나가니, 앞으로 더더욱 어려워지는 학과 공부가 막막할 수밖에 없다.   

    현장에 나가 1년째 근무하고 있는 친구의 말에 의하면, 현장에서도 질문할 수 없는 분위기라 한다. 어떤 직업이든 간에 신입은 많은 긴장을 하기 마련이고 이 실수도 잦다. 생명과 직결되는 것을 알기 때문에 실수를 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섣불리 행동할 수 없고, 그래서 신입은 질문을 한다. 학교보다 현장에서는 더욱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면, 학교에서 만큼은 조금 유연하게 질문하고 답변을 들을 수 있는 권리가 지켜지면 안 되는 걸까.




* 앞으로 간호학과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연재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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