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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디 Apr 25. 2024

똑똑, 유리멘탈이세요?

당신의 멘탈은

어떤가요


다 내 탓이야.
빨리 해야 하는데.
못 했어. 어떻게 해.
진짜 한심하다.
도대체 나는 왜 이럴까.


똑똑, 그대여.

위의 문장 중에 오늘 스스로 소리 없이 외친 말이 있는가.

고백건대, 나는 있다.

하나가 아니다.

나에게만 울리는 무음이었으면 다행이게.

독립된 존재인 소중한 아이들을

어찌 나와 동일시하여

볼륨을 높여 외치고

고개 숙여 한숨짓게 했는가.

눈물방울처럼 똑 떨어진 당 충전하고

치유의 글쓰기 들어가시겠다.




골든볼과 하이베리쿰 @HONG.D 그리고 찰칵


노란 골든볼의 꽃말은

끝없는 사랑

분홍빛 하이베리쿰의 꽃말은

변치 않는 사랑이다.


느낌적인 느낌이지만

노랑과 분홍의 사랑말은 다르게 와닿는다.

끝없는 사랑은 함께 끝까지 가는 모양새이고,

변치 않는 사랑은 헤어져서 슬프지만

잊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스민다.



하이베리쿰 @HONG.D 그리고 찰칵


수채화를 배우기 시작했던 해에 그린

하이베리쿰이 떠올랐다.

이제와 사진을 뒤져보니 어설프게 귀엽다.

당시 어머니께 어울릴 듯하여 선물할 마음으로

찾아보았던 꽃말을 잊지 못한다.


당신을 잊지 않겠어요.
슬픔은 오래가지 않아요.


하이베리쿰의 ‘변치 않는 사랑’에 담긴 의미를 짐작하겠는가.

고생하다 하늘여행을 떠나신 아버지.

아버지의 빈자리로 힘드신 어머니.

꽃말을 알게 되고 꺼이꺼이 울었다.


빠알간 사랑을 담은 하이베리쿰을

나무 액자에 담아 어머니께 드렸다.

하이베리쿰이라는 떠올리기 어려운 이름과

꽃의 의미를 액자 뒷면에 적어두었다.


찾으니 사진이 있네 @HONG.D 놀람




병풍쇼핑 @HONG.D 찰칵


취급주의



곧 아버지 기일을 앞두고 병풍을 새로 주문했다.

병풍 인테리어와 셀프 상차림이 아버지 입맛에 맞으시기를.

봄햇살이 따사로운 이맘 때면

유리멘탈에 눈물꼭지가 자꾸 열린다.




똑똑, 혹시 유리멘탈이세요?

취급주의를 명한다.

글의 머리에 풀었던 내 탓 문장들에

다시 댓글을 달아보겠다.



다 내 탓이야. 아니야, 내 탓 금지야.

빨리 해야 하는데. 괜찮아, 지금 안 해도 되니까 잠깐 쉬어.

못 했어. 어떻게 해. 뭐 어때. 나만의 속도대로 나아가는 거야.

도대체 나는 왜 이럴까. 마음대로 안 되는 이유? 몰라서 그런 거야.

진짜 한심하다. 자책하지 말고, 운동하고 공부하자.



몸을 움직이고 책을 읽자.

자책과 불안감이 내려가도록.

느끼고 알게 될수록 덜 초조할 것이다.


망치로 내리쳐도 안 깨지는

강화유리멘탈로 셀프시공해 보자고.



+덧마디

유리 한 조각 없는 나무 병풍에

대문짝 만하게 적힌 취급주의 문구.

내 마빡에도 새겨 넣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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