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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디 May 01. 2024

가정의 달, 5월이다

안부를 꼭 물어봐야 할 사람


초딩도 그리는

만만한 수채화



건순 : “엄마! 휴지심 이렇게 많이 모았는데, 얼른 하자, 응? 응?”

애미 : “학교 쉬는 날이니까 내일 하자.”

건순 : “내일 쉬니까 지금 해야지, 어떻게 하는거예요?'


휴지심 모아모아 @HONG.D


초딩도 따라 할 수 있는 쉽고 만만한 수채화를 궁리 중이었다. 건순아, 말하지 않아도 어찌 알았니. 이제 초딩이라 이거구만. 

재료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면 좋겠지. 무작정 휴지심을 모았다. 화장실 휴지를 다 쓸 때마다 종이심을 꿍쳐두는 엄마가 궁금했나 보다. 똥색 종이기둥을 어디에 쓸고.


애미는 머릿속에 아이디어만 있을 뿐이었는데, 건순이의 의욕은 점점 끓어올랐다. 번뜩 떠오른 게 없음 어떠니. 그래, 하다 보면 되겠지. 해보자 건순아.




휴지심의 쓸모 @HONG.D


5월을 몇 시간 앞둔 늦은 밤, 휴지심과 물감의 콜라보 파티가 열렸다. 휴지심의 쓸모는 꾹꾹 하트 도장이다.

오잉? 휴지심으로 하트를 찍는다고? 눈망울이 하트가 되어 관심 가지시는 분들께 팁을 드린다.


하나. 종이심을 반으로 눌러 접고 하트모양을 만들어낸다.
두울. 생각보다 물감이 흥건하게 많아야 선명하게 찍히더라.
세엣. 찌그러지고 흐릿해도 괜찮다. 하트 모양 따라 고이 물감을 채워주면 되기에.


애미가 먼저 하트를 만들어내니, 건순이 손이 바빠졌다. 머리카락 휘날리며 붓모를 튕겨낸다. 건순아, 그거 애미도 아껴 쓰는 펄 물감이다. 차마 말하지 못하고 미간을 찌푸린다. 차라리 안 보련다.


무얼 할까 모아둔 종이심에서 시작된 마음을 담아 찍고 그린다. 건순이와 애미의 마음대로 붓질이다. 굳이 공통점을 찾아낸다면 하트가 세 개라는 것뿐. 아무렴 어떠니, 그대로 충분히 하트 뿜뿜이야.


건순아 심호흡하렴.




누군가

안부를

물었다


“홍디님, 별일 없으신가요?”

“홍디야, 뭐 하고 사는데 요새 이렇게 조용해?”

누군가 나에게 안부를 물었다.


“별일 없어요. 요즘 어떠셔요? 다 잘 될 거예요.”

“야, 당장 만나자. 애들 시험기간이라 힘들지? 단 거 먹고 힘내라”

누군가에게 안부를 답하고 다시 위로를 보태었다.


토닥토닥. 누군가와 안부와 위로를 주고받는다. 사는 냄새 가득하게 감사한 일이다.




5월이다. 가정의 달. 아이들은 어린이날을 기대하고 쉬는 날도 많아서 신나는 한 달이겠지. 어른들은 위로 공경하고 아래로 베푸느라 애들 쓰리니. 근로자의 날로 위로받고 가정에 충실하다 보면 부처님도 모셔야 하기에 쉬느라 바쁠 테다.

다들 살아내느라 분주하고, 그 와중에 누군가를 살뜰히 챙긴다.


나에게 안부를 묻고 꼬옥 안아주자.

5월의 첫날, 꼭 하고픈 말이다. 그대에게, 어쩌면 나 스스로에게. 일상의 와중에 나에게도 안부를 묻자.

두 팔을 벌려 나의 어깨를 얼싸안아 이쪽저쪽 쓰담쓰담 스트레칭을 해본다.


타인에게 건네었던 친절한 립서비스를 마음속으로나마 자신에게 속삭여보라. ‘오늘 어떠니. 컨디션 괜찮니.' 물었다가 내 안에서 ‘피곤하다, 속이 쓰리다’ 답하거든, 잠시 소파에 기대어 졸거나, 나를 위해 뭐라도 챙겨 먹는 거다.


아이들, 가족들, 회사일들 챙기다가 자신을 모른 척하기 쉽다. 안부를 물어봐야 응답할 기회도 생길 것이니.

벌써 5월인가 놀란가슴 쓸어내리면서, 안부를 꼭 물어봐야 할 한 사람을 기억하세요홍홍.


@HONG.D 그리고 찰칵



+덧마디.

I LOVE YOU 라 적고

I LOVE ME 라 읽는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Thank you.

오늘은 그림도 영어도 초딩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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