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로 와, 여기 잠깐 앉아요.
혹여나 수요일에 수채화 한 장이 그리우셨나요?
[조막만 한 수채화 하늘 위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또 다르게 물맛 나는 수요일을 그려보겠습니다.
일루와, 이루와. 이루와봐!
여기에 머무는 동안 잠시 쉬고( , )
골치 아픈 생각을 마치고( . )
하늘빛처럼 따스한 에너지를 느끼고( ! )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수요일마다 수채화와 함께 건네는 홍디의 조막만 한 위로를 받으시려면?
브런치북 Like it 꼭꼭 부탁드려요.
하트 꾹! 첫 이야기 시작합니다요홍홍.
Forrest Frank의 <Good Day>라는 노래는 잔잔한 비트 속에 위로를 담고 있다. 남들이 뭐라 해도 결국 햇살은 나에게 비출 것이고 모든 면에서 좋은 하루를 보낼 거라고.
https://www.instagram.com/reel/C3ELOhFvNLU/?igsh=MWRkdjJ2cGdrOGZzMg==
Forrest Frank는 감각적인 가스펠 송으로 유명한 가수이다. 아티스트는 테이블에 <Sit Here if you’re Having A Bad Day>라 적힌 피켓을 테이프로 무심하게 붙여두었다. 저물어가는 하루의 고단한 발걸음으로 누군가 다가온다. 무슨 일인지 우울해 보이는 청년, 유모차를 끌고 육아에 지쳐 보이는 아기 엄마. Forrest가 오롯이 그들을 위해 불러주는 멜로디에 금세 표정이 밝아진다.
순식간에 무엇이, 어떻게 이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것일까. Forrest의 공감하는 손길과 음악의 힘인가. 어쩌면 아티스트는 거들뿐, 지나치지 않고 용기내어 다가온 발걸음 덕분일지도.
스스로 관심을 가져
위로가 되는구나.
인스타를 통해 어쩌다 알게 된 Forrest Frank는 피아노, 기타, 우쿨렐레 등을 다루는 다재다능하고 감각적인 가수이다. 결혼 후 아이를 키우며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다. 물론 SNS에 비치는 이미지는 보여주고 싶은 단면일 수 있지. 누군들 다르리. 신앙심이 녹아있는 노래임에도 종교가 없는 나에게 부담이 없이 다가온다. 아티스트의 희망적인 메시지가 마음을 꿈틀거리게 하여, 이렇게 글로 소개한다.
나를 돌아보자. 백 세 인생의 절반 가량을 살아가고 있고, 팍팍한 이 나라에서 패션디자이너로 스무 해 넘는 직장 생활을 했다. 힘겨운 임신, 세 번의 유산, 두 번의 출산을 하고 워킹맘으로 모유수유하며 아등바등 아이들을 키웠다. 지금은 퇴직 후의 삶을 새 도화지에 그리기 위해 표지를 넘기는 준비 시간이다.
베짱이를 꿈꾸는 일개미가 누군가에게 공감을 얻고 힘이 될 수 있을까. 찬란하게 지쳤던 생산 활동을 접고 쪼들리는 백수의 삶을 살아도 나의 하루가 의미 있기를. 난생처음 배우는 그리는 취미가 어떤 의미인지 이리 좋은 걸 전파하고 싶다. 거칠고 까만 손으로 그린 조막만 한 그림이 달리던 하루에 잠시 멈추는 쉼이 된다면 어떨까. 단 한 분의 눈길이라도 쉬어갈 수 있다면 그리는 이유가 넉넉하다. 창 앞의 테이블 위로 봄의 햇살이 비추고, 조막만 한 여유를 꿈꾼다.
힘든 일이 자꾸 생길수록 절망으로 하루를 가득 채울 수는 없다. 런닝맨이든, 로드맘이든 리얼버라이어티 마냥 미션을 수행하는 일상이라도 틈을 내어 한숨 돌리고 살아야지. 하다못해 변기에 앉아 쉬하며 쉬더라도 쉬어 가보자.
수채화클래스에서 그렸던 올리브나무. 침실 탁자에 올려두고 매일 수시로 바라본다. 그린 지 1년도 더 지난 그림이지만 단순하고 단아한 느낌에 좋아라 하는 색감이다. 올리브 열매의 검푸른 색은 반다이크브라운과 울트라마린 칼라를 조색해 칠했다. 열매는 빛이 들어오는 방향을 유념하여 하이라이트를 주는 게 중요하다. 잎은 내 멋대로 진한 톤으로 채색했는데, 뒤집어진 나뭇잎의 뒷면은 올리브그린에 라이트 옐로우를 더하고 물을 많이 섞었다. 홍디가 애정하는 올리브나무는 긍정적인 의미가 많더라. 차분하면서도 햇살과 어울리는 귀한 녀석. 올리브그림을 건네며 당신의 평화와 안녕과 치유를 기원해요홍홍.
올리브나무는 건조하고 온난한 기후를 선호하고 햇빛이 잘 드는 장소에서 잘 자라며, 다양한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단다.
하나. 평화와 번영
오랜 역사를 통해 평화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는데, 특히, 올리브 가지는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온 것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요소로 사용되어 왔다.
두울. 장수와 지혜
올리브나무는 수백 년을 살 수 있어 장수와 지혜를 상징하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강인함의 의미도 지닌다.
세엣. 치유와 영양
올리브 열매와 그것에서 추출되는 기름은 건강과 치유의 상징이다. 올리브 오일은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을 가지고 있으며, 요리뿐만 아니라 미용과 의학 분야에서도 널리 사용된다.
일루와, 이루와. 이루와봐!
아이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건만이가 슬라이딩하다 툭 부딪쳐 아야 해도 “일루 와”, 건순이가 무슨 일이 있는지 입이 댓 발 나와있어도 “이루 와봐”. 일루와, 이루와. 이루와봐! 이렇게 써 놓고 보니 오묘한 주문 같네. “모두 행복해져라. 모두 이루어져라.”하는 한올의 노래마냥 뭔가 이루어질 듯하게.
그대여. 이리로 와봐요. 좋은 날이든 나쁜 날이든 이리 와 잠깐 앉아 쉬어요. 무작정 앉혀 놓고 여러분께 쉼을 건네요.
그 핑계로 나 스스로의 쉼에도 관심을 주려고 합니다. 그림이나 그리며 우아한 척하는 홍디의 현생은 쉴 틈 없이 분 단위로 휘몰아치며 돌아가거든요. 나 없으면 안 될 것 같이 가쁜 숨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일루와, 이루와. 이루와봐!
홍디야. 잠깐 앉아 붓을 잡아봐.
스스로 주문을 걸어
위로가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