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순이 할머니

hongfamily의 자작시

by hongfamily

갑순이 할머니가 늘 있던 그 자리가

오늘은 비어있어

내 마음도 텅 비어버렸다


갑순이 할머니는

구로역 광장에서

야채인지 나물인지를

펼쳐놓고 계시는 분이다


갑순이 할머니가

무얼 하는 분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아침마다 된장에 김치를 비벼 넣었을

냄비밥을 가스버너에 조리하여

요구르트 아주머니와 먹는 모습을 보았을 뿐


머리 희끝한 아저씨와 수다를 떨기도 하고

늘 누군가가 옆에 있는 활발한 모습을 보았을 뿐


가끔은 역을 나와 바삐 어디론가 가는 사람들을

지친 표정으로 쳐다보는 모습을 보았을 뿐


내 마음이 텅 빈 이유가 뭔지는

확실하지 않다


어릴 적 밥맛 없어하는 우리를 위해

집 뒷마당에서 된장찌개 국물에 김치를 비벼주던

누군가가 생각나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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