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 속 자작시 - 나는 무슨 만두

무엇을 품은 만두가 될 것인가

나는 무슨 만두

      hongfamily

만두가 사람과 닮았다는 것은

만두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지요

둥근 모양이든 넓적한 모양이든

끓이거나 튀기거나

아니면 전자레인지에라도

푹 가열되어야

존재가 이루어진다는 점도 그렇고

만두피 안에 어떤 소가 들었는지

고기인지 김치인지

아니면 쓰레기인지

한 입 베어 물기 전에는 모른다는

점에서도 그러합니다

사람이 표리 부동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만두를 보면 꼭 그렇지마는

않은 듯합니다

표리 부동하지 않겠다고

속이 터진 만두는

삶거나 튀길 수도 없으니

또한 옳은 길이라 할 수 없다 생각합니다

다만 나는 무슨 만두인지는

아직까지 소를 채워가는 중이기를

바란다고만 대답하고 싶습니다

무언가 조리가 되어

베어 물릴 시간이 다가오는 것만은

확실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