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옛 친구의 기쁜 소식을 들었을 때. 한달음에 달려가 같이 축하해 줄 수 있을 때. 한동안 연애가 뜸했던 친구가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났다고 알려올 때. 내가 얼마나 기쁜지 스스럼 없이 온 마음을 다해 축하해 줄 수 있을 때.
맛있는 수제비를 먹다가 문득 생각난 동네 친구에게 연락해 그의 집으로 가 수제비를 해 주고 그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내 마음이 불러올 때. 30년 지기가 오랜만에 불쑥 전화했을 때 흔쾌히 집으로 불러 맛있는 밥을 해주고 내 손으로 한라봉을 까 줄 수 있을 때. 그녀가 다음 약속 장소로 편히 갈 수 있도록 택시를 잡아주고 그 택시비를 내줄 수 있을 만큼의 돈이 내게 있을 때.
나는 참 사람 안 만나지만 나는 참 사람 오래 만나는구나 느껴질 때. 내 주변에는 좋은 사람이 참 오래 머무는구나 느껴질 때. 오래된 친구들이 여전히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느낄 기회를 계속해서 주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 때. 문득문득 생각한다. 내가 어쩌면 좋은 사람이지 않을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