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사장이었던 기록 : 후암동
대학 시절에 학교 앞에 이름이 프로기라는 카페가 있었다.
카페가 지금처럼 많지 않고 조금씩 늘어나려는 조짐이 보이던 시절이었고 여사장님이 외국인 남친?남편?과 함께 굉zang히 호탕히 웃으시고 뭔가 강력한 언니 같은? 느낌의 분위기를 자아내며 운영하시던 ..당시 힙하다는 유행어가 없었는데도 힙하다는 표현이 딱 적합했던 카페랄까.
직접 만드신 액세서리도 판매하고 가끔은 작게 밴드 음악 공연도 했었다.
홈베이킹 스타일의 당근케이크와 브라우니가 맛있었다고 기억되는 카페였는데 휴학 후 복학하고 나니 사라져 있었다.
그 카페를 대학 시절 종종 드나들면서 나중에 이런 카페를 차려서 친구들을 불러 파티도 하고 자유롭게 일하며 먹고 살 만치만 돈을 벌며 살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생각하며 그렇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하고 싶다고 생각해서일까? 일을 하다가 모은 돈으로 정말 작게 카페를 차리게 되었다.
그때가 아마 2013년 여름.
영업직을 하며 모아놓은 돈과 퇴직금을 보태어서 인테리어 1500만 원을 들이고 보증금 600만 원에 월세 65만 원짜리 자리를 얻어 시작했다.
용산구 후암동에서.
커피에 관심이 있던 것도 아니고 특별한 계획이 있던 것도 아니었다.
지금은 후암동이 핫플이지만 당시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하루에 약 10분 간격으로 작은 로터리를 돌아 쉬었다 가는 202번 버스와 평균 연령대가 조금 높은 동네 주민들이 전부였다.
회사에 출근을 하기 위해 나도 매일 202번 버스를 탔는데 상가 자리가 비어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당시에는 커피나 음료를 들고 버스에 탈 수 있었던 때라서 아침 일찍 출근길에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가면 좋겠다.라고 생각했고 그 생각이 그 자리에 카페를 차리게 된 이유의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