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지 않지만 서울 영테크 이용 경험담
서울 영테크를 신청하고 첫 대면 상담은 남영동에 있는 서울광역청년센터에서 진행되었다.
대학시절 4년 내내 생활하던 동네이고 졸업 후 근처 후암동에 오래 거주했기 때문에 거의 제2의 고향과 같은 남영동이지만 상담을 받으러 가는 날 만큼은 낯선 동네에 가는 마음이 들었다.
아는 동네, 아는 길, 아는 풍경, 아는 분위기인데 그 날 만큼은 어떤 이야기를 그곳에서 나누게 될지 가늠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서울광역청년센터 지하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상담실을 찾아가서 담당 상담사님과 어색한 첫인사를 나눈 뒤에 이야기를 시작했다.
영테크 신청서에 대강의 사연을 적긴 했지만 조금 더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하셨고 그 과정에서 마음이 많이 울컥울컥 거리는 것을 애써 삼키며 참아냈다.
중학생 때부터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용돈을 받아 본 기억이 없고, 고등학교 때는 담임 선생님을 찾아가서 급식비 지원을 요청드렸고, 친구들이 삼삼오오 놀러 다닐 때도 주머니에 돈이 없어서 집에 가야 했고, 그 한을 풀 듯 대학생이 되자마자 틈만 나면 알바를 하며 돈을 벌면서 학업은 뒷전으로 미뤄놓았고, 졸업 후엔 상환되길 기다리고 있는 학자금 대출과 생활비 때문에 바로바로 취업이 되는 진입장벽이 낮은 영업직에 들어가게 되었다는 이야기. 내가 가장 잘하는 재능을 살려 취업을 준비할 욕심과 용기는 내보질 못했고 그저 콜센터에서 열심히 전화를 돌려 영업해서 통장 잔고를 채우는 일 밖에 할 수 없었던 이야기.
운 좋게도 좋은 상사들을 만나 영업을 잘 전수받아 돈을 모으기 시작했고 그 돈으로 장사를 시작하게 되었던 이야기.
장사를 오래 하다가 정신적으로 피폐해져서 결국 도망친 이야기.
지금은 또 운이 좋게도 전공을 뒤늦게라도 살릴 수 있는 직장에 취업해서 이제라도 열심히 공부하고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을 하며 적당히 일하고 적게 벌고 있다는 이야기..ㅎㅎ
구구절절 모든 개인 사정을 다 이야기 하진 못했지만 나를 생전 처음 보는 낯선 사람에게 내가 왜 이렇게 통장 잔고가 없는지에 대해 설명하려고 하니 과거의 모든 내 모습에 원인이 있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시간이었고, 지금 나의 주머니 사정이 그동안 살아온 나의 이야기와 직결되는 결과물인 것 같아서 서글프고 속상했다.
상담사님은 상담을 하다 보면 아주 다양하고 상상 이상의 사연을 가지신 분들이 많이 온다고 피드백을 시작하시면서 나 같은 경우는 그렇게 빚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편에 속하지도 않고 충분히 지출을 절제하며 사는 습관을 가졌기 때문에 다시금 잘 일어날 수 있는 케이스라고 안심시켜 주시며 도닥여주셨다.
영테크에 오는 연령대가 보통 20대~30대 초반이 가장 많기 때문에 나같이 마흔을 곧 바라보는 내담자는 적은 편이지만 이제라도 우리가 만나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다라는 말씀도 덧붙여 주셨고.
우리가 이렇게 어려운 발걸음으로 만나게 되었으니 상담사님이 설계해 주시는 대로 잘 믿고 따라와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하셔서 어차피 나의 현재 주머니 상태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상태였고 전문가에게 나의 재정 상태를 포장 없이 모두 공개하고 도움을 요청해 본 것도 난생처음이라 무조건 알려주시는 대로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을 하고 첫 상담은 그렇게 끝이 났다.
-이어서-
2번째 상담: 구체적 계좌 관리 계획과 대출 상환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