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할 수 있는 일
금요일마다 연재하기로 결심하고 금요일이었던 어젯밤 침대 눕기 전에 '오늘 뭘 안 한 거 같은데 뭐더라?'하고 나서는 그냥 자버렸다. 다음 연재에 도전한다면 주 2회는 해야 브런치 글쓰기를 잊지 않을 것 같다.
한 주가 너무 빨랐다.
30대는 30km의 속도로 40대는 40km의 속도로 시간이 가는 거라고 어른들이 말씀하시던데 정말인 걸까?
이번 주엔 자잘한 고민들을 결정하며 보냈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2025년에 자격증을 두 개 취득하며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한 해를 보냈다며 스스로 뒤통수를 쓰다듬으며 마무리했기 때문에 2026년도 그렇게 보내지 않으면 실패한 한 해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했었다"다. 이 글을 적는 현재는 아니다. 아마도.
20대 때는 나중에 어떤 일을 하면서 살까?
30대 때는 일을 하면서도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이 이 일이 맞을까?라고 생각하면서 현재에 집중해 본 날이 별로 없었다.
30대 후반에 인생의 고비를 아주 세게 두드려 맞았고 아직도 무릎을 짚으며 일어나는 중인데 그러던 중 어느 날 읽던 책에 눈에 들어오는 한 문장이 있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라."
별 의미가 없는 문장이었는데 정말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라는 것이 딱 그런 것이었다.
왜 나는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하지 않고 알 수 없는 미래에 먼저 가서 걱정하며 살고 있었을까.
나는 대체로 어른들 말씀이 거의 맞다고 생각한다.
"계획대로 되는 인생은 없다."
아무리 내가 미래를 걱정하고, 미래에 폐지를 줍지 않기 위해, 미래에 지금보다 더 좋은 집에 살고 더 좋은 차를 타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해도 우리는 퀘스트를 깨며 레벨업 하는 게임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에 내가 노력한 대로 차곡차곡 되는 것은 별로 없다.
지금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들, 내가 지금 잘할 수 있는 것들 그것들을 도전하면 된다.
지금 내가 바로 해낼 수 있는 것들을 하다 보면 지금의 내가 행복해지고 그것들이 쌓여 더 나은 미래의 내가 된다는 확신이 생겼다.
그리고 더 이상 앞으로 언제까지 일 하며 살지? 언제까지 이렇게 지출을 쪼개어 살면서 잘 모이지도 않는 돈을 모으며 살지? 언제까지 이렇게 오래된 집에서 살지? 언제까지 이 차를 탈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별.로. 하지 않게 되었다. (아직 완벽히 안 하는 것은 아님ㅋㅋ)
올해는 어떤 것들을 해볼까 고민하다가 매년 목표로 두고 있던 영어공부와 업무 관련 자격증을 하나 더 취득하자라고 생각하고 이왕 영어 공부 하는 거 방송통신대학교 영어영문학 편입을 해볼까 생각했었다.
그래서 편입신청도 했고 편입 합격 발표도 났는데 불현듯 편입을 내가 왜 하는 거지? 2년 동안 굳이 해야 하나? 지금 작년에 비해 목표 수준이 낮아서 이걸 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 비해서 자격증은 하나 덜 취득하고, 하나를 덜 공부해서 작년보다 실패한 한 해가 될 것이라는 불안감을 잠재우느냐고 더 많은 거스러미를 뜯은 2026년 1월의 넷째 주.
그래. 그냥 이대로도 정말 괜찮다.
나에게 내가 말했다.
'올해는 작년에 비해 난이도가 더 높은 업무 관련 자격증을 따는 거니까 나 새끼 노력 더 많이 해야 할 거야. 잘못하는 거 아니야.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고, 영어 공부는 예전에 하다가 실패했던 화상영어에 다시 도전하자.
나 괜찮아. 걱정 마.'라고 말하니까 정말 눈이 뜨거워지면서 괜찮아졌다.
40대가 되어서 40km의 속도가 되었다 하더라도 창문밖의 찰나들을 구경하며 살아가자.
내일 일은 내일의 내가. 나는 오늘은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