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모기였다
예전에 한 번 신경 안정제를 처방 받아서 먹어본 적이 있다.
밤에 자꾸 숨이 편치 않아서 깨고 눈 떨림이 멈추질 않아 병원에 갔을 때였다.
안정제를 처음 먹었을 때 느낌이 기억이 난다.
흰색 알약 하나가 내 몸에 녹아 무슨 작용을 한 것인지 그냥 다 괜찮았다. 엄청난 편안을 넘어 평온했다.
이 느낌을 찾으려고 불안한 사람들이 약을 찾을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러고 나서 3년이 지났다.
불안은 잊혀 있다가도 쥐도 새도 모르게 모기에게 뜯긴 자국처럼 마구 존재감을 드러낸다.
딱히 별 일도 없는데 내가 내 불안을 꺼내서 여기저기 뜯은 것이다.
그때마다 안정제를 먹고 느꼈던 그 평온을 생각하며 그 기분을 다시 느껴보려고 애를 쓴다.
손가락 거스러미를 뜯으며 멍 때리는 안정 패치가 아닌 깊은 심호흡에 잔잔한 음악을 곁들이고 잠깐 눈을 감고 그때로 잠시 다녀오는 상상 패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