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요
손톱을 뜯거나 나처럼 손가락 거스러미 뜯는 사람을 종종 보기도 한다. (불안씨라고 줄여 부르겠음)
내 시야에 어린 아이나 청소년보다 어른들에게서 불안이가 더 많이 보이는데 그 이유를 생각해 보면 요즘 어린 친구들은 어릴 적부터 스마트폰이 항시 있어서 손에 무언가를 뜯을 틈이 없는 것은 아닐까 예상해 본다.
예전에 회사에서 행사를 진행하면서 나보다 5살 내외로 많은, 그러니까 2026년 기준으로 마흔 초중반 정도 되어 보이는 다른 회사의 남자 대표님과 함께 5시간 정도 함께 일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분도 나처럼 부지런한 불안씨였다.
행사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잠시 틈이 날 때면 절대 쉬지 않고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가서 뜯고 계셨다.
마찬가지로 나도 쉬지 않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거스러미를 생산했다.
우리의 세 살 버릇이 사십 대까지 온 것인지, 원인 모를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한 채 어른이 된 것인지 알 수 없어서 오랜 세월 열심히 손가락을 괴롭혀온 그 분과 나의 두 자아가 그저 딱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적어도 지금은 이곳에서 위험한 일이 일어날 리가 없어요. 우리 괜찮아요’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나도 불안씨라서 다른 불안씨를 볼 때 동병상련에 이런 갸륵한 마음이 들지만 불안씨가 아닌 사람이 곁에 있는 불안씨를 보면 “아 손톱 좀 그만 뜯어!” 라든가 “손 좀 가만히 있어!”라고 불편하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손을 괴롭히는 그 습관을 의식해서 이제 그만하자! 의도적으로 멈추게 되면,
주식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장을 바로 확인하고 싶은데 사정이 있어서 확인을 못할 때 마음, 생전 처음 가는 길이라 네비를 따라 운전을 하다가 네비가 갑자기 꺼져버린 상황의 마음, 카레를 하려고 야채를 볶다가 카레 가루를 넣으려고 상부장을 열었는데 카레가루가 없을 때 느끼는 마음, 반려동물이 아픈데 혼자 두고 회사에 출근해야 하는 마음, 오래된 차가 장거리를 가다가 길에서 멈출 것 같은 마음, 시험에서 떨어질 것 같은 마음 등등 이 모든 마음이 골고루 뒤섞인 그런 마음이 든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누군가 지금 곁에 손을 괴롭히는 불안씨가 있어서 불편하다면 그만해!라는 말보다 함께 집중할 수 있는 일이나 놀이나 대화를 제안해 주면 좋겠다고 편을 들어 본다.
안 그러고 싶지만 나는 아마 오늘도 틈틈이 거스러미를 생산할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 나를 보면서 손을 가만히 안 두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 누군가가 그래도 괜찮아~라고 생각해 주기를 바라며 오늘도 애를 써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