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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HONG Jun 05. 2024

0순위 입니다. 소중한 불씨, 나의 일

잃을 게 없는 사람, 지킬 게 있는 사람

잃을 게 없는 사람, 지킬 게 있는 사람



사실은 퇴근 후 저녁에 썼던 글이 있는데, 마무리를 못 지었어요. 참이상하지요? 새벽 2시에 깨서 24시간 카페에 와서 새로운 페이지를 열어 새로 쓰고 있네요. 글이라고 할 수도 없는 감정의 자투리를 모아서 퍼즐 맞추듯 맞춰가고 있습니다. 뭔가 잔여감? 뭔가, 갖고 싶지 않은 감정을 갖게 되는 것 같다고 말씀드리면 이해되실지요.


나의 글쓰기는 순간에 떠오는 문장을
주워 담는다는 행위로 시작됩니다.

그 순간에만 느낄 수 있는 감성과 문장은 굳이 그런 상황을 만들어서 쥐어짤 필요도 없이 술술 나오는 문장들이라 빠르게 <문장 가두기(창의의 순간)>를 하는 나만의 방식입니다. 일단 문장을 가두고 가능하면 고치지 않지만 추후에 열어 다시 다듬거나 설득을 추가하는 과정을 취합니다. 독자에 대한 친절은 그때 이뤄집니다. (노동의 시작)


 나만의 <가두기> 단계에서 자꾸 고치려고 한다던지, 추후에 해야 할 독자에 대한 친절을 급하게 하려고 설명을 보탤 때에는 문장이 너저분해져서 선호하지 않아요. 계속 지운 답안지처럼. 결국 나중에는 삭제하게 되더라고요. 독자의 이해여부가 아닌 1차적으로 내가 만족할 수 없기 때문에 밥상에 차려질 수 없어서요. 자가검열 같은 것도 같고요.


언젠가 왜 내가 일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신념에 가까운 것인지. 최소한 내 글을 1개라도 읽은 독자에게라도 전달되고픈 마음에 쓴 글이 있었는데, 결국 삭제를 했습니다. 뻘쭘해서요.


그것을 담기에는 총량이 적은 페이지이기도 하고 너무나 얕은 그릇의 바다이기도 했어요. 내가 헤엄치기에는. 아직 꺼낼 때가 아니라고 판단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 후 여러 번 생각했습니다.

브런치에서 '나'를 어떻게 풀어놓을까의 순서를 생각해봤는데 결국 무언가를 주저하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내가 지킬 것이 있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가장 근사치의 결과값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직 우리, 그럴 때는 아닌 것 같아"는
관계설정에서 느껴보셨을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조심스럽습니다.

<브런치> 플랫폼에 대한, 더 솔직하게는 여기 모인 사람들이 쓰는 글에 대해 아직 1개월도 안된 나로선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고, 전문성으로 모인 사람들이 결국에는 친목질과 커뮤니티로 전락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결과를 많이 봐왔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문자를 읽지 않는 독자를 바라보는 작가가 되고자 하는 시장도.



생애 처음 나홀로 한라산 정상  등산등반 / 2023 / 버킷리스트/ 당일치기



내게 글쓰기는 나를 표현하고 나를 쓰는 일
강인하고 담대하게 지킬 것을 지켜가


나를 표현한다지만, 아무리 잘 쓴 글도 다 표현할 수 없고 애초에 나는 1인자로 완성되어 있어 2개로 쪼갤 수도 없는,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글이라는 수단으로 도전하고 있습니다. 조바심 내지 않으면서요. 글을 쓰는 행위가 나에겐 수행이고, 다양한 콘텐츠의 챕터로 다단복제된 나를 만들고 만나는 일이기에 그렇습니다. 그러고보니 독자가 필요없는 글쓰기 일지도 모르겠네요.


[내게 일은]이라는 글이나 다른 글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내가 일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그토록 사랑했는지 짐작은 하실겁니다. 그런 내게 닥친 번아웃은 따로 연재를 통해 4부에 이어질 기획으로 독자와 만나겠지만 아직은 봉인합니다. 독자들에게 나라는 사람에 대한 호감도는 상승할지 몰라도 나를 소모, 소비, 소유하는 방식의 다름을 항상 모색 합니다. 즐거움fun의 단계에서 즐김joy의 확장이 되기 위해.


우리가 보통 아끼고 사랑하는, 소중한 그 무언가를 빗대어 "자식 같은 무엇!"이라고 하는데, 그건 1순위일 때 쓰는 말이고, 내게 일은 바로 나, 자신, 0순위입니다. 소중한 불씨.


일을 해보면, 우리가 본인만 꾸준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전무님 의견이다~ 뒤집어지고, 상무님 지시사항이다~ 또 바뀌고, 그러다가 클라이언트 요구사항이다~어쩌고 저쩌고에서 이미 곱게만 자란 프리랜서 들은 도망가기 일쑤고, 직원도 다르지 않아 며칠 못 가 사표를 냅니다. 심적 압박과 외부고통 속에서도 기어이, 기어코 완주하여 아웃풋을 상사의 책상 위에 올려놓고 기절을 해본 적도 없는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그런 순간을 감당해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단 한번 뿐인 인생을 열심히 살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어쩌면 "오홋, 그런 상황에 놓이기 전에 빨리 사표를 써서 다행이야~"라고 친구와 통화하는 분들도 많이 봤습니다. 반응은 다 다를 수 있을 거 같아요.


* 내겐, 기절이 아니라 남들 다 쓰러질 때 웃으며 이른 아침 눈부신 태양을 맞은 기록들 입니다. 승자의 마스크를 쓴 자부심으로. 뜨거운 불덩이가 내몸을 타고 흘러  순식간에 제압된 희열. 그순간을 지켜가는 것이 0순위 입니다.



한라산 정상에 오른 뒤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을 보며
스스로와 경쟁하는 나는,
결과를 내야 하는 사람입니다.


내가 원하는 수준까지 가는게 중요합니다.

나라는 사람은 일상을 바쁘게 사는 사람들, 경쟁하듯 남대문의 상인들, 일에 대한 사람들의 열정에서 스스로를 복기하고 환기합니다.

미루고, 지지부진하기도 하고, 계획이 어그러질 때도 있고. 정작 해야 할 일이 있는데 <브런치>에 이런 글을 쓰고 있으니 현혹되었네요?  현혹도 되면서. 어쩌겠어요. 이 순간이 좋을 때도 있으니까요 (씌잌)



나홀로 한라산 정상  등산등반 / 2023 / 버킷리스트/ 당일치기


멈추지 않기로 해
0순위의 소중한 불씨는 살리는 일


자사 홈피가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고 특허청 상표출원한 문구류 브랜드 <동경소녀>가 출시를 작년부터 준비를 하고 있는데 늦어지고 있어요. 그에 맞춘 자사몰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와중에 <브런치> 작가와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작가가 동시에 승인되어, 이것이 윈윈의 시너지가 될지 정작 할일의 우선순위를 매번 강탈하며 내 발목을 잡을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저는 비효율적이거나 결과를 내지 못하는 소모적인 것은 인내심을 오래 갖지 않아서요. 다들 그러시겠지만 너무 피곤해요 ㅠ


브런치에 오기 전에는 출간작가가 되는 것을 더는 미뤄선 안 되겠다는 마음이었는데, 이제는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될 듯해요. 이 또한 좋은 경험이고 소득입니다. 새로운 감정에서의 반가움입니다.




먼데 하늘이 다가와, 내게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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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저 에 대한 혼용이 항상 불편한데, 나로 가급적 통일 하겠습니다. 겸손과 예의는 본능 입니다. ^^. 맞춤법검사를 했음에도 오타가 너무 많이 발견되네요. 감안하시고, 대략만 짐작하셔도 됩니다. 머 없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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