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인공호수를 통해 도시 안의 자연생태계를 재현하고, 다양한 주변경관과 호수를 이용한 레크리에이션을 공간을 제공하는 ‘일산호수공원‘. 이와 함께 시민들의 문화공간을 마련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그리스 ‘일산가로수길’. 낭만의 도시를 표현한 문화와 축제의 거리, ’라 페스타‘. 그리고 아내의 ‘친정‘이 있는 도시, 고양시.
수도권순환도로, 수원문산고속도로, 내부순환도로 등 잘 발달된 도로를 통해 서쪽으로는 김포공항과 인천공항, 동쪽으로는 서울 중심부는 물론 강원도, 남쪽으로는 경기도 전역과 전라도까지 어디든 용이한 접근성을 가진다. 기존 지역환경에 들어온 새롭게 들어선 건물이 이질적인 ‘구도시와 신도시‘. 도심에서 벗어났지만, 도시의 이로움이 자리 잡은 ‘서울과 경기도‘ 그 사이 어느 언저리에서 특별함을 만들어가고 있는 고양특례시. 이곳은 방문할 때마다 탐나지만, 용기 내지 못하는 나의 워너비이다.
이곳에서 도파민 터지는 공간을 만난다. 이찌고세연 작가님의 작업실이다. 내게는 생애 처음으로 방문하는 작가의 작업실이기도 하다.
감정의 미학을 탐구하는 ‘이찌고세연’ 작가
먼저, ‘이찌고세연‘ 작가님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작가님의 작가명은 일본 유학 간 부끄러움이 많아 빨개지는 볼 때문에 ‘딸기’라고 불리면서 ’ 이찌고(딸기)’에 이름 ‘세연’을 붙여 만들어졌다고 한다.
작가님은 감정을 주제로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펼치며, ‘도파민 작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작가님의 작품은 ‘감정’을 상징적으로 담고 있다. 자신만의 ‘감각의 경계’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미학적 의미’를 작품에 담아내어 관객과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쾌락을 동반한 사랑과 심오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호르몬(도파민)의 움직임’을 통해 관객과 깊은 관계를 형성해가고 있다.
작가님 작품에는 대표적인 매개체가 있다. ‘네모찌‘이다. 행복감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귀여운 캐릭터 ‘네모찌‘는 그 ‘미학적 의미‘를 담아내는 매개체로 작용하고 있다. 이 캐릭터는 도파민의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하여 관객에게 감정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작은 네모 형태로 표현된 네모찌는 감정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듯한 시선을 제공하며, 때로는 크게 확장되어 작가 자신이 호르몬의 세계를 탐험하는 과정을 나타낸다. 이러한 형상화는 감정과 호르몬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관객이 보다 친근하게 느끼도록 돕는다. 또한, 이 매개체는 단순히 내면의 감정을 투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관객이 작품과 마주하는 동안 행복감을 느끼길 바라는 작가님의 마음 또한 담겨있다. 도파민이라는 행복 호르몬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통해, 감정의 미학적 본질을 탐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관객에게도 감정의 움직임을 체험케 하고자 하는 작가님의 마음이 담긴 캐릭터인 것이다.
작가님의 작품들은 몽환적이고 감각적인 표현이 특징적이다. 초기에는 자화상을 통해 내면을 들여다보는 작업에 집중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감정과 호르몬의 세계를 탐구하는 방향으로 확장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팬데믹이라는 시대적 상황과 더불어 자신과 주변의 감정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자 한 작가님의 내적 여정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여정은 ‘23년 서울 아트쇼, 올해 5월 스페이스후암23의 개인전 ‘TRUE EMOTIONS’ 등 다양한 형태로 관객에게 선보이고 있다. 특히, 오는 12월 28일 복합문화공간 S1472에서 열릴 전시회는 ‘2024 구스타프 클림트 어워즈’에서 본상이라는 쾌거를 올린 작품 ‘Sweet Hormone no.4’가 전시될 예정이다.
‘호르몬’을 통해 자신의 내면적 탐색과 동시에 관객에게 감정의 본질과 아름다움을 경험케 하고 있는 작가님. 관객과의 교감을 통해 더 큰 감정적 울림을 만들어내며, 우리가 감정을 어떻게 이해하고 경험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길을 열어줄 ‘이찌고세연’ 작가님과 함께한 시간, '작가와의 만남'과 함께한 공간, '작가의 작업실'에 감사한다.
빌딩 안으로 들어서서 작가님께서 일러주신 호실을 찾는다. 721호, 작가님의 전시회 포스터를 보지 못했다면 지나쳤을 투박한 철문. “작가님! 홍 대위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찌고세연‘ 작가님께서 나를 맞이한다. 이곳은 고양시에 위치한 작가의 작업실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철문의 투박함은 맑고, 밝은 작가님의 모습처럼 밝은 색색의 작품을 숨기고 싶었나 보다. 작업실을 방문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데 감사함을 담아 준비한 선물을 드리고, 작가님께서 주신 커피를 받아 들고는 가벼운 인사를 나눴다. 작업실 정리가 잘 되지 않았다며 민망해하셨지만 좌로 보아도 우로 보아도 이곳저곳에는 작가님의 색으로 정리된 물건들이 한 폭의 그림을 만들었다.
작가 ‘이찌고세연’님의 작업실에서 함께 촬영한 사진
”작가님 작업활동 하시는 모습을 제가 혹시 참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실 수 있을까 싶어 조심스러우면서도 기대감으로 이렇게 연락드리게 되었습니다 “ 이날 작가님의 작업실 방문은 지극히 나의 개인적인 부탁으로 이루어졌다. 평소 작가님들은 어떻게 작업을 할까?라는 궁금증이 컸고, 실제 작업하는 모습을 보는 것에 내게도 많은 영감을 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말 갑작스럽게 드린 연락이었지만, 흔쾌히 허락해 주신 덕분에 감사함과 함께 기대감을 품고 방문할 수 있었다.
당시 탐방을 부탁드렸던 SNS 내용 (작가님 게시 허락)
이야기를 나누면서 알게 된 것은 작가님께서 미래꿈나무 학생들을 대상으로 작업실 탐방을 진행하고, 상담도 진행하신다고 한다.작업실을 소개해주시는 동안 물감과 붓 등 재료에 대한 이야기, 색채를 연구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 소재를 정하는 등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작가 활동 이전에 실용미술, 아트 어드바이저, 전시기획 등 분야 전반에 걸쳐 다양한 일들을 하셨기에 다양한 관점에서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에 대해서 익히 아시는 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는 동안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더욱 명확해졌다. 조금 욕심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도 작가 지망생이랄까? 작년 홍대 '문아페' 아트페어에서 내가 이전에 지은 시를 낭독한 적이 있다. "군 생활 간 시를 쓰거나 수필을 쓰고, 사진을 촬영하여 기록한 기록물들을 토대로 영감을 얻고, 소재를 선정하여 작업하면 어떻겠냐"는 작가님의 말씀에 ‘아!‘ 하는 번뜩임이 느껴졌다. 기록을 중요시 여기는 내게 알맞은 소재이라는 생각과, 그 간의 군 생활도 정리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닿았기 때문이다.
“물감 재료 아는 것도 반. 나머지 반은 내가 가진 영감을 통해 얻어진 소재이다”라는 말씀과 함께 “소재가 없으면 남의 그림을 따라 그리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조언을 주시는 작가님. 작가님과 함께한 시간 동안 정말 많은 말이 오갔지만 그 안에서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그림 그리는 것을 놓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가길 바라는 응원의 말씀이었다.
“진선님이 생각과 느낌을 시로 작성한 것을 회화 작업으로 옮기는 것이 너무 맘에 들어요. 그리고 이렇게 표현하면 될 것 같아요.” “나는 언어적 시각화를 할 수 있다”
언어를 시각화하는 작가. 이런 타이틀이 어울리는 작가가 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불어넣어 주고 응원해 준 이찌고세연 작가님. 앞으로 내가 제2의 직업으로 무엇을 하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예술(회화, 미술)을 손에 놀지 말자며, 멋진 작품이 나올 것 같다고 말씀 주시며 용기를 불어넣어 주셨다.
2008년 영천의 칼바람이 돌아오는 겨울, 육군 제3 사관학교 사관생도로 가입교식을 시작으로 군에 첫 발을 들였다. 2010년 3월 임관식, 이후 30년 간 군복 입을 내 모습을 상상하며 미래를 그리던 순간이다. 예술에 대한 동경과 회화에 대한 경외. 자본과 화폐에 대한 욕심. 생물학과 유전학에 대한 호기심. 20대에 이르기까지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준 즐거움을 뒤로하고 선택한 것이다.
그로부터 15년, 군복을 벗게 되면서 찾아온 여정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이제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이다. 그런 이 시점에서 자칫 또 한 번 생에 밀려 동경과 경외로만 남을지 모를 예술(회화)을 손에 놓지 않도록 응원해 주신 이찌고세연 작가님께 오늘의 탐방을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