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길을 찾다.
이 글은 지난 15년을 함께 해 온 나의 전우와 함께 책을 써가는 과정에 있는 글들의 모음이 될 것이다.
“책 한 번 써보자”라는 말로 시작해서 장난스럽지만 결코 우습지 않은 이야기들로 맴도는 이야기들을 정리하고자 한다. 지난 15년 간의 군 생활 동안 마주했던 현실. 그 속에서 앞으로 마주하게 될 미래를 준비했던 우리의 모습. 이 과정이 세상의 중심에 서는 정답이 될 수는 없지만, 스스로 중심을 잃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전역(轉役) 전역(前驛), 전직교육
삶은 여행과 같다. 지하철 또는 기차 혹은 버스 타고 떠나는 여행이다. 방식은 다르지만 대한민국의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개 이상의 직장에서 정년 후에 노년을 맞이하게 된다. 이 과정을 취업과 재취업이라는 살벌한 말 보다 '환승'이라고 말하고 싶다.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이 아니다. 최종 목적지로 가는 새로운 교통수단을 선택하는 것처럼. 내 삶의 종착지에 도달하기 위한 또 다른 사회를 마주하는 것뿐이다.
'삶'이라는 여행의 최종 종착지가 어디일지는 모르겠다. 이 여행의 노선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때문에 오롯이 지나간 과거와 현재 그리고 스스로 약속한 미래만이 '정거장'으로 등록되어 있다. 초 중 고등학교, 대학교 입학과 졸업. 그리고 입대까지. 주요 역사(驛舍)를 오늘에 이르렀지만, 이곳이 종착지는 아니다. 분명한 것은 지난 40년 중에 가장 긴 구간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심폐소생으로 연명해 오던 복무연장 생활이 끝났다. 15년 1개월 하고, 1일이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현역(現役). 다음 역(驛)은 전역(轉役)이다. 그 전역(前驛)인 전직교육기간 중에 이렇게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남들과 다를 것 없는 삶. 어쩌면, 조금은 다른 우리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해서 이렇게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 글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 책은 총 3부로 나누어 이야기한다. '1부. 이번 역은 전역'에서 군 생활 중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장교로서 수행한 '역할과 성장'을 토대로 '군인의 강점과 한계'를. '2부. 다음 역은 예비역'에서는 1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취업 사례'를. 그리고 군 경험이 어떻게 커리어로 그리고 직장으로 이어지는지를. 또한, 3부에서는 전역 후 '사회 적응 팁'과 '경혐과 경력의 스펙화'에 대해 다룰 것이다.
많은 이들이 군 생활을 사회생활과 구분 짓곤 한다. 군을 사회조직의 한 부분으로 보지 않는 시선. 군과 군인을 직장과 직업으로 보지 않는 시선. 이 모든 ‘시선’에서 오는 ‘단정’이 군을 경력의 단절이자 사회와의 단절로 단정 짓고 있다. 군은 여느 직장과 다름없으며, 군인은 여느 직업과 다름이 없다. 그저 누구나 자신의 삶을 설계하고, 나아가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그렇게 삶을 개척하며, 여행하고 있다. 이 말을 시작으로 우리의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