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인생역전(驛前), 전역(轉役) I장-1

기록(記錄)의 중요성

by 홍진

'24. 12. 31. 육군 참모총장 표창과 국방부 장관 표창을 끝으로 군인으로서 기록은 끝이 났다.

지난 15년 간 재직한 군에서 열심히 노력한 대가로 받은 표창. 54장의 마지막 기록이다.


“저는 기록에만 남으면 됩니다”


내가 지난 군대생활 동안 무엇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의 복무기록을 확인 하자. 그것이 유일한 나의 증명이다.


“저는 기록에만 남으면 됩니다“ 어느 부대에선가 전출 가는 후배에게 던진 “표창의 발급이 되지 않았는데, 추후에 보내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이렇듯, 군에서 표창은 대체로 큰 의미가 없는 종이 취급을 받는다. 군인으로 한평생을 살 마음을 먹었다면, 더욱 그렇다. ”그 시대에 공부 좀 잘했다“라는 것 그 이상의 ”그 무엇도 아니다“라는 어느 작가의 말처럼, ”그 시기에 일 좀 잘했다”라는 것 그 이상의 ”그 무엇도 아니다“라는 이유 때문이다. 그렇다. 군인의 최종 목적은 진급이다. 그 과정에 있는 기록은 빛바랜 종이 위에 잉크 자국으로만 남는다. 그럼에도 그 기록은 경험과 경력으로서 충분한 가치 갖는다.


나의 지난 15년은 54장의 표창과 상장으로 남아있다. 온나라를 모두 뒤져서 나의 문서를 출력해서 보여줄 수는 없지 않은가? (물론, 나의 경우 군 생활 간 주요한 활동은 모두 기록해서 파일철을 해두었다.) 경험과 경력을 증명하기 위해 그 많은 서류를 제시할 수 없으며, 심지어 나열할 공간과 시간도 없다. 때문에 성과를 인정받은 기록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스토리 텔링’이라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진급을 위한 과정이자 수단이었던 기록이 이제 사회진출을 위한 과정과 수단이 되는 것이다. 기록을 통해 바라본 나는 어떤 사람인가?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었다.


3개월이면 그 사람의 업무 역량을 충분히 평가할 수 있다. 직장의 수습 기간이 3개월인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하루하루가 모여 나를 증명한다. 그런 하루가 모여 1년, 5년, 10년을 넘으면 어떨까? 지난 15년의 기록이 결국 나를 증명하게 된다. 표창과 상장만이 아니다. 교육, 파견, 보직, 자격증 등 복무기록 안에 모든 내용이 나를 증명하고 있다.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다. 꾸준한 자격증 취득을 통해 ’자기계발‘을 어필하는 사람. 국방부 및 육본 등 제도권 임무를 통해 경력을 어필하는 사람. 다양한 대회에서 상장을 받아 업무 경쟁력을 어필하는 사람. 나의 기록이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은 보다 많은 표창과 상장을 나타낸다는 점이다. 1년에 많게는 6장의 표창과 상장을 받기도 했다.


그렇다. 나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었다. 지시된 과업이 있으면, 어떻게든 해내기 위해서 노력했다. 염출 되는 과업이 있으면, 먼저 준비해 두려고 노력했다. 효율과 비효율 사이, 성과와 만족 사이에서 언제나 성과 이상의 자기만족에 집중했다. 비록, 비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부끄럽지 않게 일했다. 사람마다 장점과 단점이 존재한다. 나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미래설계를 오래전부터 해오지 않았다면 더욱 이 활동이 중요하다. 기록을 통해 발견한 나의 장점에 집중하는 것이다. 뒤늦은 발견으로 준비하지 못 한 후회는 나중에 해도 좋다. 부족한 자기계발보다. 부족한 경력보다. 내가 가진 것에 더 집중해야할 때이다.


나는 사회 진출을 목표로 한 신입이다. 군에서 사회로 나왔기 때문이 아니다. 어떤 조직에서든 나오면 결국 신입이다. 그러니 부담 갖지 말고 이전의 기록에만 집중하면 된다. 이 기록이 경력 혹은 경험 중에 무엇으로 인정받을지는 순전히 내가 도전할 기업의 몫이다. 온전히 내가 찾은 나의 키워드를 통해 나 자신을 어떻게 어필할 것인지에만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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