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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지재 Jan 04. 2022

설악산 이야기 2 - 실패의 역사


아래 글은 저의 실패의 역사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꽤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갈등이 스멀스멀 피어나기 시작했던 이유는 경제관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자랑은 아니지만 경제관념이 부족합니다. 돈에 대해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총만 쏘다 서른에 세상에 나와서 뒤늦게 돈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어떻게 벌어야 하는지에 대한 저만의 방식을 탐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다음의 조건을 세워놓고 저 자신에게 이것저것 실험해보기 시작했습니다.


-가진 것 없이도 누구나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점차 노동으로부터의 자유를 얻어야 한다.


-단순노동이 아니어야 한다.


-노력과 방법에 따라 무한대의 소득 창출이 가능해야 한다.



즉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사람에게도 쥐어줄 수 있는 훌륭한 ‘생산수단’을 찾아 헤맸던 것입니다.



실행했던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선판매를 통한 무자본 창업


최규철 님과 영화 제작 사업을 잠시 함께 했습니다. 물건부터 양산하면 생산비, 창고 등 고정 지출(리스크)부터 생기게 되죠. 이 분은 먼저 아이디어 만으로 상대를 설득하여 선판매를 통한 매출을 달성한 이후에 비로소 물건, 서비스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완전한 무자본 사업을 합니다. 크라우드 펀딩도 이런 방식이죠. 이 분과 함께했던 경험으로 지금도 상당한 인사이트를 얻고 있습니다.



2. 자청의 무자본 창업


비즈니스 유튜버 자청은 블로그와 홈페이지만으로 ‘재회상담’이라는 분야에서 독점 시장을 형성했습니다. 풍부한 심리학 지식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욕망을 관통하는 칼럼을 블로그에 게재하는 마케팅만으로 대부분의 매출을 발생시켰다고 합니다. 저는 이 방식에 걸맞은 아이템은 도무지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들인 돈이 무색하게도, 이 방식은 현재는 인사이트 정도로 가지고 있습니다.



3. 네트워크 마케팅


소위 다단계. 많은 분들처럼 저 또한 ‘당연히’ 오해를 하고 있었는데요, 관련한 여러 서적을 탐구하고 해당 분야 세계 1위 A사의 보상 플랜에 대해서 진지하게 들여다봤을 때, 저는 몹시 기뻤습니다. 플랜 자체는 이론적으로 상당히 완벽했거든요. 연예인 등에게 광고 비용을 지출하는 대신 제품을 직접 홍보해준 사람들에게 공정하게 돌려주는 방식이었습니다. 기업의 철학 자체도 제가 가진 가치관에 상당히 들어맞았고요. 무엇보다 직장생활과 똑같이 10년을 투자한다고 했을 때 도달할 수 있는 결과물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가장 아끼는 지인들에게 먼저 달려가서 기쁜 마음에 소개해주었으나, 반응은 제 예상과 달랐습니다. 오해를 받고, 관계가 틀어지는 경험까지도 했지요(눈물..). 논리적인 반박 대신 막연한 거부감과 편견이 주된 반응이었던 것이 아쉬웠습니다.



4. 출판 등 저작권 인세 소득


출판 자체는 쉽습니다만, 이것이 정말 인세 소득이라고 부를 만큼 유의미한 수치가 나오기 위해서는 세일즈와 마케팅 역량이 필수적입니다.



이외에도 여러 시도가 있었고, 관련 책들 또한 많이 읽었습니다. 각종 유튜브와 온라인 강의에도 돈과 시간을 상당히 투자했지요.


위의 어느 하나도 그 자체로 흠결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사용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있는 훌륭한 방식이었죠. 그러나 출판을 제외한 어떤 시도도 이렇다 할 결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왜일까요? 끈기가 부족해서요? (유디티입니다만.. 쿨럭)



제 욕망이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무슨 짓을 해도, 저에게는 돈을 많이 버는 것 자체가 삶의 목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무언가를 시도할 때 항상 저의 발목을 잡는 것은 늘 돈이었습니다. 예전에 무명작가들의 책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읽힐 수 있게끔 ‘Pay it forward’라는 마케팅 방식을 시도했었는데요. 얼마 못 가 금방 그만두게 된 것이 지금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언젠가 더 세련된 방식으로 개선해서 시도할 것입니다. 그때 보낸 책이 지금도 세상을 돌고 있거든요.)



그때 깨달았던 돈에 대한 저만의 정의는 바로 이것입니다.


‘돈이란 지속 가능성의 다른 이름이다.’



그때부터 저는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마다 ‘어떻게 하면 즉시 매출이 가능할 것인가?’를 반드시 최우선으로 고려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멋진 시도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면 무용해지니까요.



역시나 많이 부족하지요? 고작 이 정도를 경험하고 생각을 확립하는 데에도 1년 반이나 걸렸으니까요.



그러나 설악 친구들은 저보다 더한 경제 바보였습니다.(폭풍오열..)


(3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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