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러닝 코스 1
하노이에 가보고 싶었다. 음. 왜, 하노이였냐면.
나는 음식 다큐를 종종 보는데(이욱정PD의 요리인류나 EBS의 세계견문록 아틀라스는 시간나면 반복해서 본다) 세계견문록 백종원 편에서 나온 하노이가, 백종원이 베트남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이, 호안끼엠 호수에서 운동하는 베트남 사람들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저 나라는 대체 어떤 나라일까? 나에게 베트남은 그냥 쌀국수의 나라인데 정말 쌀국수의 나라일까? 한국과 그 맛이 얼마나 다를까? 우리나라보다 맥주나 커피 소비량이 훨씬 많다던데 또 그 맛은 어떨까 궁금했다.
그래서, 하노이에 갔다. 하노이에서 처음 달린 곳은 호텔 피트니스 센터고 그 다음은. 호안끼엠이 아닌 서호! 호떠이!
1) 가는 법: 택시 타고 호떠이를 외치면 된다.
2) 러닝 팁: 호떠이는 주로가 없다. 산책로 정도 아주 짧게 있는데 그 정도(왕복 1km 안됨) 아주 가볍게 달리기 가능
특히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
- 굳이 꼭 큰 호수를 보며 달리고 싶은 사람
장점
- 크고 평화롭다. 한적하다
- 하노이의 상징같은 호수
- 근처에 맥주집, 카페들이 있어서 앉아서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
단점
- 주로가 없다
- 달리는 사람이 없다
이른 아침. 서호에 호텔을 잡았으니 서호를 달려보자, 는 마음으로 달리러 나갔다. 호숫가에 있던 의자.
매일 같은 시간에 저기 앉아 호수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는 삶은 어떤 것일까. 맨날 보면 지겨울래나.
생각보다 호수가 엄청 컸다. 알고보니 길이가 17km란다. 달리는 사람도 아무도 없구. 그런데 달리면 달릴수록 달리는 길이 없구 온통 차도만... 한 2km 달렸을 때 나 외의 러너를 딱 한명 보았다. 백인 남자였는데 이 사람도 여길 달려도 되나, 여긴 달릴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동공지진.
결국 뛰뛰빵빵 오토바이와 차 사이로 주로를 만들어가며 얼레벌레 5킬로 뛰었다. 지도로 보니 호수가 정말 크긴 또 엄청 크네. 어쨌든 5km지만 러닝 성공!
베트남의 커피 체인인데 쓰어다 커피(연유 가득)가 맛있다. 2층은 테라스고 1층은 실내다.
베트남 음식 레스토랑. 계란에 안 익은 라이스페이퍼에 볶은 숙주와 새우 같은 걸 싸먹는다.
서호의 루프탑바 6 Degrees에 갔다. 루프탑바인데 6층인가 그랬다. 호숫가 야경. 소박하구나. 좋네.모히또와 싱가폴 슬링. 모히또는 주스 같았다. 하노이의 멋낸 젊은이들이 많이 오는 곳 같았다. 오렌지 넣은 보드카와 진토닉. 이것도 역시 주스 같았다. 알콜이 거의 없었다. 동남아의 매력은 얼음잔에 맥주가 아니던가. 탑오브하노이가 더 화려하고 좋았지만 여기가 더 동네 분위기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