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어느 한가한 일요일이 찾아왔다. 친정어머니한테 챙겨놓은 김장김치와 2025년 새해달력을 드리려 파주에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났고 곧바로 엄마께 전화를 했다. 어제가 둘째 외삼촌 기일이라 파주에 있는 셋째 외삼촌집에서 어제부터 형제들이 모두 모였고 지금 산소에 올라가는 중이라고 했다. 추모 후 내려오면 모두 되돌아갈 거라는 거다. 겸사겸사 모시러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형제는 3남 6녀 9남매다. 둘째 외삼촌만 결혼하지 않고 살다가 형제들 중 제일 먼저 세상을 등졌다. 생각해 보니 지난해에 돌아가셔서 남편과 장례식장 다녀온 기억이 났다. 가족을 꾸리지 않고 살다 간 외삼촌 장례식장을 남은 형제들이 지켰다. 기일도 형제들이 챙긴다.
이날 문득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났다. 전북 정읍 산외 민하마을에서 나고 자라신 아버지는 그 집 뒷산에 누워계신다. 산새가 깊고 소나무가 빼곡하고 양지바른 곳에 자리한 산소에 앉아 있음 볕이 따스하다.
3남 3녀 중 맏아들로 자수성가해 형제들 아버지 역할을 했다. 나의 어머니도 아버지 형제들 어머니 역할을 해냈다. 시골에서 상경해 독립할 때까지 형제들을 돌봤고 형제들도 나의 아버지를 아버지처럼 대했다.
어머니는 집에서 선을 보라고 해서 아버지를 첫 대면 했다고 했다. 인상이 무척 무서워서 결혼하기 싫었다고 했다. 그런데 모두들 잘생기고 인물이 좋다고 결혼을 주선했고 결국을 혼례를 치렀다. 결혼 후 몇 해를 홀로 시댁에서 지냈다고 했다. 서울에서 자리를 잡은 아버지는 어머니를 상경시켰고 서울생활을 시작했다고 했다.
외삼촌댁에서 어머니를 모시러 도착하니 1시다. 남은분들이 점심을 같이 먹으려고 기다렸다는 거다. 갈비찜, 홍게, 각종 전 등 푸짐한 한상을 감사한 맘으로 맛나게 점심식사를 했다. 시골 부안 이모댁에서 농사지은 쌀 반가 마니, 김장김치 한 항아리 양을 형제들에게 나눴다고 어머니 몫으로도 차에 실었다.
어머니 집이 1층이라 다행이다. 받은 쌀 무게도 그렇고, 김장김치 양도 그렇고 옮기느라 힘겨웠다. 부안 이모댁 김장김치 양념에 맛난 젓갈이 많이 들어간다. 김장김치 드리려 갔는데 드린 만큼 부안 이모가 담근 김장김치를 받아왔다.
집에 오니 쌍둥이 큰아들이 식전이라 해서 싸 온 김장김치, 홍게, 전을 차려줬다. 맛나게 먹는 아들을 보니 뿌듯했다. 이번 주 19일 목요일이 쌍둥이 생일이다. 어머니가 쌍둥이 생일돈도 주셔서 전했다. 어머니한테 집에 잘 도착했다고 전화를 했다. 아들이 할머니와 통화한다. 아들이 '할머니 고맙습니다'인사를 했더니 어머니가 돈 많이 벌어서 할머니 용돈 달라고 한다. 아들이 '네, 그럴게요. 할머니'하면서 '사랑해요~'한다.
며칠 후 쌍둥이 아들 생일이다. 다들 바쁜 일상이니 아침 7시에 모여 생일상에 둘러앉아 아침을 먹기로 했다.
일찍 일어나 아들들 생일상을 남편과 함께 차리기로 했다.
가족이 둘러앉아 식사하려면 일정을 잡아야 가능하다. 미리 생일축하를 해본다. 나서, 나라 생일 축하한다. 사랑해~~